광명시흥보금자리지구 가보니
사업 장기간 표류에 빚더미…"보금자리도 풀어야"
정부 "주민 설문조사로 상반기내 계획 확정한다"

광명시흥보금자리지구를 수직으로 가로지르는 광명로에 보금자리지구 지정에 따른 행위제한 안내판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광명시흥보금자리지구를 수직으로 가로지르는 광명로에 보금자리지구 지정에 따른 행위제한 안내판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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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사업 추진 방향이 아직도 오리무중인데 투자에 나설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보금자리 사업의 추진 방향에 따라 광명·시흥 일대 땅값의 미래가 좌우될 겁니다." (광명시 M공인 대표)


"대출이 많아 당장 (땅)거래가 급한 사람들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게 돼 다행입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해요. 보금자리지구 해제를 통해 주민들이 재산권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최영길 광명시흥보금자리 투쟁 대책위원장)

땅값 급등과 투기 우려가 높아 엄격하게 거래가 제한돼온 분당신도시 15배 규모(287㎢)의 땅들이 6일부터 자유를 찾았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대부분이 과거 부동산 과열기에 개발계획을 세웠지만 경기침체로 답보상태에 빠진 경제자유구역, 보금자리지구, 산업단지 등이기 때문이다.


5일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대상을 발표한 직후 찾은 경기 광명시흥보금자리지구 주민들 또한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현재 주민과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논의 중인 보금자리사업의 추진안에 대해선 엇갈린 주장을 내세웠다.

이 지역은 땅의 거래가 가능해졌지만 가격 급등 조짐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보금자리 사업이 추진 중이어서 향후 보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보상가는 지구지정 당시인 2010년의 공시지가가 기준이 된다. 이 때문에 지금 땅을 사면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보금자리지구 해제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던 광명시 학온동 가학삼거리에서 만난 주민 이모씨는 "거래의 성사 여부를 떠나 내 땅을 맘대로 팔 수 있도록 한 게 다행"이라며 "지구지정 4년여 만이다"고 푸념했다. 이어 "다른 곳은 몰라도 취락지구 만이라도 우선적으로 해제를 해줘야 우리가 산다"고 덧붙였다.


이 일대는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자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빚에 허덕이고 있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토지 보상을 전제로 대출을 받았지만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자 주민들 사이에선 공시지가로라도 땅을 팔아 빚을 갚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또 다른 주민 신모씨는 "당장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는 건 중요한 게 아니다"면서 "경기 상황이 많이 변한 만큼 전체 규모를 조금 축소하더라도 취락지구까지 모두 포함해서 제대로 사업을 진행하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취락지구를 해제할 경우 개발 완료 이후 도시와의 부조화와 거래부진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2010년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되기 전 이 지역(전체 1737만㎡)은 모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었다. 정부는 지난해 수도권 최대 규모인 이 지구를 조정해 주택공급을 30%가량 줄이고 산업시설을 늘리는 대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지난해 '보금자리특별법' 개정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지구 해제 지역의 그린벨트 환원 여부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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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길 위원장은 "정부가 마음대로 그린벨트를 해제해 보금자리 사업을 추진하다 이 지경이 됐으니 피해보상 차원에서라도 그린벨트 환원은 있을 수 없다"면서 "일단 보금자리지구서 해제를 해주고 취락지구 개발은 추후에 논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땅값 급등으로 인한 특혜시비뿐 아니라 난개발로 도시 전체의 균형 잡힌 개발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주민 설문조사를 통해 취락지구 제척 후 개발 등을 포함한 최선의 방안을 찾아 상반기 내로 결정할 계획"이라며 "지구를 해제해 일제히 풀어주는 건 도시의 장기적인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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