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앞두고 주택시장에서 새로운 학군 열풍이 불고 있다. 지금까지 중·고등학교 인근 아파트에만 집중되던 수요가 이제는 국공립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실제 홍씨처럼 30~40대의 학부모들 사이에서 교육비 부담은 줄이면서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수요자들로 인해 해당 아파트 단지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공립 유치원·어린이집에 자녀를 다 입학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지역을 예로 들면 전체 유아 중 공립 유치원에 수용할 수 있는 유아는 전체의 4.6%, 국공립 어린이집까지 합쳐도 전체의 18% 수준에 불과해 자녀를 입학시키는 게 로또 당첨만큼이나 어렵다. 이 때문에 초등학교 내 병설유치원이나 일부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부지를 무상으로 임대·기부체납해준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우선 입학기회를 주는 등 입학자격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아 가까이 살수록 입학할 확률이 높아진다.
통학차량을 운행하지 않는 국공립 유치원·어린이집 특성도 주변 지역의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장거리 통학이 사실상 어려워 찾는 수요자가 많다 보니 매물이 달리고 거래가 빈번해 가격이 높게 형성되기 마련이다. 실제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의 ‘래미안 휴레스트’는 당초 키즈카페로 쓰려했던 1층짜리 건물을 입주자 절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 20년간 무상으로 빌려주고 대신 동일순위 내에서 입주자에게 어린이집 정원의 50%를 우선 배정받으면서 길 건너 아파트보다 집값이 2000만~3000만원 더 높게 거래되고 있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실속을 추구하는 학부모들이 자녀를 손쉽게 등·하원 시킬 수 있고 치열한 입학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국공립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주변의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다”며 “외부에서 꾸준히 수요가 유입돼 거래가 활발하고 가격 하락의 우려가 적은 만큼 실거주를 원하는 학부모라면 적극적으로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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