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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숨바꼭질, 구태의 勞政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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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있고 귀는 없다, '버티기 게임'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철도파업은 정부와 철도노조가 마주보며 달려가는 기관차의 형국이다. 정부도 철도노조도 협상이나 대화에 나설 생각이 없다. 서로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전만 펴고 있을 뿐이다. 상대방의 주장에 귀 기울일 의사가 별로 없다는 뜻이다. 철도노조의 파업에 공권력을 투입한 정부나, 조계사로 몸을 피신하며 1970~1980년대 투쟁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파업지도부 모두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홍원 총리와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뒤늦게 대화에 나서고 있으나 철도노조의 자세가 변하지 않는 한 양측의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철도노조 파업이 18일째를 맞고 있다. 그러나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대화의 상대인 철도노조 집행부는 급기야 조계사로 들어가 몸을 피했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고 있는 것은 정부에 대한 극단적인 불신으로 투쟁에 나선 노조의 투쟁전략에 따른 측면이 크다. 하지만 노조에 별다른 출구를 주지 않고 강경대응 일변도로 나서고 있는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박근혜정부는 출범하면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갈등을 제대로 관리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겠다고 내세웠다. 밀양 송전탑, 반구대 암각화 보존대책 등은 대표적인 갈등 해소 과제였다. 철도 노조 파업사태야말로 사회적으로 큰 갈등 이슈다. 이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가 정부의 중요한 경쟁력이다. 정부가 원칙을 중요시하며 협상의 여지를 줄이다 보니 남은 것은 공권력 투입 밖에 없다.

그 어느 때보다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나 정치 부재 속에 양측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나 철도노조 모두 패자가 될 뿐이다. 양측의 입장에 대한 간극이 워낙 크지만 대안을 찾고 양측이 머리를 맞대면 해결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 문제를 지고 이기는 문제가 아닌 갈등 조정의 관점에서 보면 해결의 출구가 있다는 것이다.

정 총리는 이날 예정된 일정까지 취소하면서 서울 이문동 철도차량 기지를 방문했다. 철도차량 기지를 방문해 현장에서 정비하는 직원들과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 총리의 현장 방문이 문제를 해결하는 키포인트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대통령의 이에 대한 시각이 변하지 않는 한 정부와 철도 노조 양측이 모두 마주 달리는 기관차의 신세를 면할 길 없어 보인다. 문제는 이 상황을 청와대도 노조도 잘 모른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와 '시스템'을 깰 권리는 현 정부도 철도 노조도 갖고 있지 않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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