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삼성은 '베끼기 대장'의 이미지를 극복해야 한다."


뉴욕타임스(NYT)가 삼성의 현주소와 미래 과제를 집중 분석하는 기사를 내놨다.

NYT는 '삼성, 불안한 선두'라는 제하의 14일자(현지시간) 기사에서 "삼성은 베끼기 대장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구글에 대한 의존성을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NYT는 삼성이 지금까지는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을 빠르게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이 잘 정비된 기계와 같이 하나의 중요 트렌드를 포착하면 다른 어떤 기업보다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그 분야에서 1인자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이제 스스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삼성이 진정한 1인자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의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시대의 유행을 선도하는 '트렌드 세터(trend setter)'가 돼야 한다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삼성과 소니'의 저자인 장세진 싱가포르국립대학교 교수는 "삼성은 항상 누군가를 따라가기만 하면 됐기 때문에 특별한 전략이 필요 없었다"며 "따라서 정상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찾는 것이 삼성에는 생소하게 여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삼성의 스마트시계 '갤럭시기어'를 출시한 것이 트렌드 세터로서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아이워치'를 등록했지만 아직 제품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갤럭시기어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트렌드 세터로서의 길이 험난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NYT는 삼성의 두 번째 숙제로 구글에 대한 의존성 해소를 꼽았다.


삼성 휴대전화의 대부분은 구글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에서 구현된다. 지난 3분기 전 세계에서 팔린 휴대전화 단말기의 81%가 안드로이드폰이다. 삼성이 안드로이드를 통해 구글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이유다.


다만 이 과정에서 삼성이 시장에 대한 통제력을 일정 부분 상실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애플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완전한 결합을 통해 성공신화를 만들었고 아이폰 '중독자'들을 탄생시킨 것과 대비된다. 반면 삼성의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충성도가 낮으며 다른 안드로이드 체제를 사용하는 제품으로 언제든지 갈아탈 수 있다.


삼성은 이와 같은 문제들에 대한 답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찾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 강자가 되려면 실리콘밸리로의 진출이 필수적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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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지난 2월 한국과 캘리포니아, 뉴욕 등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 센터의 임무는 합병할 벤처기업을 물색하는 것이다.


NYT는 하루아침에 몰락한 노키아나 블랙베리와 달리 삼성은 애플의 공격을 잘 견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6월 이메일을 통해 전 임직원들에게 "창의력이 넘치고 독창성이 보장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 이건희 회장은 삼성에 언제든지 위기감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 직원들 역시 이 회장의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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