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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페이스] 제프리 어번 밸류액트 펀드 설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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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에 발머 조기퇴진 결정 압박해 관철… “기업고객 서비스 늘려라”

밸류액트를 설립해 운영하는 행동주의 투자자 제프리 어번

밸류액트를 설립해 운영하는 행동주의 투자자 제프리 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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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행동주의 투자자 제프리 어번(52ㆍ사진)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를 조기 퇴진시키기로 결정하게끔 한 '배후 인물'이다.

발머 조기 퇴진 결정에 이은 어번의 다음 카드는 MS가 기업 고객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경제매체 포천이 최근 전했다. 어번은 MS가 소프트웨어를 한 번 팔고 말기보다는 기업을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가입시키고 일정 기간마다 이용료를 받는 편이 낫다고 본다는 것이다.
MS는 지금도 영업이익의 70%를 오피스를 비롯한 소프트웨어를 기업에 판매해서 올린다. 어번은 소프트웨어가 클라우드 환경으로 옮겨지는 상황이어서 이 방식을 적용하는 일이 더 쉬워졌다고 본다.

어번은 포천에 "MS는 상품 주기에서 벗어나려면 기업고객 서비스를 더 확대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MS가 지난 분기에 예상보다 많은 이익을 낸 데에는 탄탄한 기업 매출이 기여했다는 사실은 어번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고 포천은 풀이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어번은 MS가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부문을 70억달러에 인수키로 한 결정이 실책이었고 MS는 이 분야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추측이 돌았다. 포천은 이에 대한 어번의 반응은 전하지 않았다.
MS의 전략에 대한 어번의 훈수에 동의하지 않는 쪽에서는 소비자와 모바일을 간과하면 MS의 외형이 줄어들 것이라고 반박한다. 어번은 이에 대해 "사람들은 부정적인 측면에 너무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어번은 지난 4월 자신이 설립해 운영하는 밸류액트 펀드를 통해 22억달러를 투자해 MS 지분 0.8%를 사들였다. 그는 MS가 상하수도 배관처럼 돋보이지는 않지만 경제활동에서 불가결한 기업이라고 판단해 투자했다. 펀드매니저 휘트니 틸슨은 어번의 주장이 "역발상 투자로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MS 지분은 크지 않았지만 어번은 다른 기관 투자자들과 접촉해 발머 조기교체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득해 동조를 얻어냈고, MS 이사회를 압박했다.

어번은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에서 애널리스트로 금융시장에 첫 발을 디뎠다. 어번은 2001년에 밸류액트를 설립했고, 현재 120억달러를 운용하는 펀드로 키워냈다.

어번은 무대 뒤에서 조용히 일을 진행하는 타입이다. 그래서 다른 행동주의 투자자들에 비해 덜 알려졌다. 서드포인트를 운영하는 대니얼 러브처럼 서한을 공개적으로 보내거나 겨냥한 회사 CEO를 깎아내리는 짓은 하지 않는다. 어번은 대개 이사회에 시간을 주고 변화를 요구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MS 주식이 이제 바닥에 도달했다면서 투자했다가 쓴잔을 마셨다. 이에 비해 어번의 MS 투자는 지금까지는 주가 반등과 맞아 떨어졌다. 어번이 지분 인수를 발표한 이후 MS 주가는 약 10% 상승했다. 포천은 어번이 MS가 지난 10년 이상 머물렀던 답보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을 다른 투자자들에게 심어줬고, 최근 MS 주가 반등은 부분적으로 이 덕분이라고 풀이했다.

금융시장 데이터 회사 팩트셋에 따르면 어번의 밸류액트가 지분을 사들여 이사회에 참여한 기업의 주가는 이후 2년 동안 시장평균보다 14%포인트 더 올랐다. 또 밸류액트는 지난 12년 동안 연평균 수익률 1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은 4%를 밑돌았다.

최근 어번은 앞으로 MS 투자수익률이 애플을 능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번은 먼저 MS의 전략을 자신의 구상대로 바꾸고 MS의 수익성이 향상되도록 해야 한다. 또 주가가 애플보다 더 올라야 한다. 평소에 큰 소리를 치지 않는 어번이 이번엔 너무 자신감이 넘치는 게 아닐까.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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