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전월세지원센터 기민정 계장 "센터, 전국 10곳으로 확대"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은행 창구를 찾으면 자존심이 상할 때가 많고 안내도 충분하지 않다고 합니다. 속상해서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월세지원센터에서 6년간 근무 중인 기민정 계장(38)은 스스로를 '하소연 들어 주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지원센터는 지난 2007년 서민들에게 전월세 물건을 소개해주거나 각종 고민을 풀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치됐다.
그가 보는 서민들의 주거실태는 어떨까. 형편이 빠듯하고 삶이 각박한 서민들의 상담 고민으로 금세 알 수 있다. 이왕이면 방 한 칸에서 두 칸짜리로 옮겨 아이들에게 방을 내주고 싶어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전ㆍ월세난으로 강남에 거주했던 사람들이 분당으로, 분당에 살던 사람들이 용인으로 밀려난다는 소식이 전해지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그마저도 '행복한' 얘기다. "보증금 1000만~2000만원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에요. 지하 셋방마저도 전세금이 오르니 안타까운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기초생활수급자로 분류되지 못한 채 주거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 계층을 만나면 마음이 더 애틋해진다고 한다. "중위 소득 50% 이하 등에게 안내를 해 줄만한 집이 거의 없어요. 국민임대주택을 안내하려 해도 임대료가 많이 올라 소득수준이 지나치게 낮으면 도움이 되지 않죠. 어떻게라도 조금만 지원해 주면 열심히 해서 점점 주거환경을 개선할 희망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라며 말을 흐렸다.
기 계장은 얼마전엔 고시원에 산다는 신혼부부의 전화가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놓았다. "신혼부부들에게는 전세임대주택을 많이 소개해 주는데, 아이가 없으면 3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어요. '집이 있어야 애를 낳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합니다." 지원센터를 전국 10곳으로 확대, 설치한다는 소식에 어깨가 무거워졌다며 너스레를 떤 기 계장은 전월세난이 오래 지속된 탓에 더욱 바빠질 것 같다고 말하며 자리를 떴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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