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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목포는 왜 木浦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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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좌동이라는 이름이 여러 곳에 있어. 인천에도 있고 일산에도 있고 경상남도 진주에도 있더군. 한자로는 佳佐나 加佐로 쓰는데, 한자에는 뜻이 없지. 어디에서 유래됐는지 알아? 우리말 가재에서 나왔고 '가재가 많이 사는 동네'라고 해서 가재울이라고 불렀는데, 한자로 표기하면서 발음이 가좌로 바뀌었다는 거야."

며칠 전에 듣고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다. 작은 고개라는 애고개가 아현동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군. 유래와 관련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지닌 곳이 목포다. 한국지명유래집은 "나무가 많은 포구라 하여 목포(木浦)라고 불렀다고도 하고 목화가 많이 난다 하여 그렇게 불렀다는 설도 있으나, 서해로부터 육지로 들어가는 길목이라고 하여 '목개'로 부르던 것을 한자로 '목포'라고 옮겨 썼다는 주장이 가장 유력하다"고 전한다.
한국지명유래집은 국가기관인 국토지리정보원에서 편찬했고, 인터넷 포털에서 볼 수 있다. 한국지명유래집은 나라에서 편찬한 자료이니 종합적이고 오류가 적겠다. 하지만 나는 목포에 관한 한, 다른 가설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목포 지명의 유래를 푸는 실마리는 '뒷개'라는 동네다. 한자로는 북항동(北港洞)이다. 남(南)이 앞을 가리키는 것처럼 북(北)은 뒤를 뜻한다. 북항은 뒷개에 자리 잡은 항구다. 개는 강이나 내가 바다와 이어진 곳을 뜻한다.

뒷개는 앞개에 대응하는 말이다. 뒷개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그것에 대응하는 앞개가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뒷개라는 지명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앞개가 나온다. 강릉에 뒷개와 앞개가 있고, 거제도에도 뒷개와 앞개가 있다. 창원 지명에도 뒷개와 앞개가 나온다.
북항동은 목포의 뒷개다. 앞개는 어디에 있을까? 현재의 항동(港洞)이 앞개였다. 앞개를 옛날에는 어떻게 표기했을까? 한자로 어떻게 썼을까? '개'는 포(浦)로 적었다. 앞에 해당하는 한자를 찾으면 된다. 앞산을 남산(南山)으로 쓴 것처럼 남(南)을 택해 남포(南浦)라고 하는 방법이 있다.

앞의 다른 말은 '마'다. 마파람에 흔적이 남았다. 그럼 앞개는 마포라고도 쓸 수 있다. 삼국시대 이래 '마'를 木으로 표기한 것처럼, 앞산인 남산(南山)의 우리말인 '마뫼'를 木覓이라고 표기한 것처럼, 마포의 '마'도 木으로 나타냈을 것으로 짐작한다. 이렇게 앞개는 마포가 되고, 木浦라고 표기됐다. 목포는 앞개고 마포다. 木浦라고 쓰고 마포라고 불렀을 게다.






백우진 선임기자 cobalt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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