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우리가 앞서 있는 기술 분야를 살펴보자. 총 97개 기술이 1~7년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5년 이상의 격차를 보이는 기술은 단 2개다. 고부가가치 선박기술(격차 6.8년)과 농축수산자원질병예방ㆍ대응ㆍ치료기술(5.3년)이다. 수준이 비슷한 기술은 핵융합기술(0년), 풍력발전기술(0.1년), 바이오 에너지기술(0.3년) 등이다. 중국이 한국을 앞선 기술은 항공ㆍ우주 분야와 에너지ㆍ자원ㆍ극한기술 분야에서 많이 나타났다. 우주발사체 개발기술은 한국보다 7.2년 앞서 최대다. 다음으로 우주감시 시스템기술(6.1년), 우주비행체 개발 및 관제운영기술(4.5년) 등이다.
기술수준이 동등한 분야에서도 혁신은 여전히 중요하다. 자칫 잘못하면 뒤떨어진다. 이 분야에서는 기술의 상용화 및 시장 확보의 속도가 중요하다. 중국에 뒤져 있는 기술 분야에서는 모방에서 혁신으로 통하는 지름길을 찾아야 한다. 앞서 있는 국가들을 벤치마킹하고 이들 국가와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도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이다. 이번 기술수준 평가방법이 산학연 각계의 전문가 2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논문 및 특허분석을 병행했다고는 하나, 과연 우리가 7년 후 중국처럼 인공위성 및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기에 중화경제권에 속하는 홍콩, 마카오, 대만 등 지역의 기술력을 포함시키면 우리가 앞선 기술이 줄어들 수도 있다. 보다 근본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경영자들이 기술과 시장을 동시에 보는 지혜를 쌓아야 한다.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는 기술의 잠재력을 제대로 보고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다. 중국에서 단기간에 사업을 일으키고 시장을 창출한 기업인 대부분이 이런 안목을 갖췄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인력의 양성과 확보다. 한 명의 천재가 세상을 바꾸는 시대는 끝났다. 현재는 집단 지성의 시대다. 가능한 한 많은 기술인력을 확보한 조직과 국가가 경쟁에서 이긴다. 짧은 시간 내에 인재 양성이 어렵다면 외부에서 확보해야 한다. 특히 중국에 뒤져 있는 기술 분야에서는 외국의 최고 기술인력을 최대한 많이 활용해야 한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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