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도시바 CEO" 수익없다고 퇴출시키는 것은 일본식 경영아니다. TV 미래 낙관"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어려울 때 실적을 내지 못하는 사업부를 없애는 것은 일본식 경영이 아니다. 그것은 서방의 경영지만 그런 손쉬운 선택을 따르지는 않겠다”
일본의 재벌인 도시바의 다나카 히사오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63)가 지난 7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뱉은 일성이다. 도시바는 일본의 전자기기 제조업체로 컴퓨터와 노트북, 반도체와 전자기기 및 부품, 가전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다. 1875년 다나카 히사시게가 도쿄 긴자에 가공 기계장치를 만들어 파는 다나카제작소를 설립한 데 뿌리를 둔 일본의 유서 깊은 제조업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경쟁 제품의 등장과 동종업계의 기업 간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TV와 컴퓨터 사업부를 처분하라는 요구가 높았지만 그는 과감히 이를 일축한 것이다. 그는 회사 매각을 치열한 경쟁을 피하는 아주 ‘손쉬운 대안’이라고 일갈했다. 도시바의 대표 TV는 55인치 무안경 시청 3D TV인 렉자(REGZA)가 있다.
다나카 히사오 사장은 1973년 3월 고베 상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4월에 입사해 40년을 도시바에서 보낸 ‘도시바맨’으로 지난 2월 사장 겸 CEO에 내정돼 사사키 노리오 사장의 뒤를 이어 6월 취임했다. 그는 주로 조달분야에서 일했다. 필리핀과 영국, 미국에서도 일해 국제적 안목도 넓다. 2006년 기업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다나카 사장의 이 발언은 경쟁업체들처럼 수익성 낮은 사업부를 처분하고 핵심 유망사업에 집중하는 대세를 따르지 않겠다는 선언과 같다. 그는 대신에 도시바의 초점을 축소하기보다는 방대한 사업 내용에 찬사를 보냈다.
그는 “많은 사업부서는 규모의 경제의 혜택을 상쇄해버린다는 인식이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보유한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고 그것을 합침으로써 할인(discount)을 프리미엄(premium)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과거 거의 모든 사업을 다하던 일본 전자 재벌들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손실을 내면서 몸집을 줄이고 있는 중이다. NEC는 스마트폰 사업 진출을 포기한다고 밝혔으며, 파나소닉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은 퇴출시키거나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히타치는 지난 몇 년 동안 휴대폰 사업과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평판 패널 TV 사업부를 분사시켰다.
도시바라고 해서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고 구조조정을 외면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도시바는 지난 3개 회계연도 중 TV사업부가 2개 회계연도 중 매년 500억 엔(미화 5억1200만 달러) 이상 즉 1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냈지만 휴대폰 사업부와 소형 액정사업부를 매각하고 플래시 메모리 칩과 발전 장비 사업에 치중한 덕분에 흑자를 내고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노트북 컴퓨터를 1985년 세계 최초로 상업화한 회사지만 컴퓨터 사업은 여전히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업계의 치열한 가격경쟁과 급락하는 수익률과 악전고투를 벌였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PC 수요를 잠식했으나 사업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천문학적인 돈을 까먹은 사업부가 미울 법도 한데 다나카 CEO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TV와 PC 사업 철수 의견을 단호히 거절했다. 그는 “ 내가 그럴 의사는 전혀 없지만 PC나 TV 사업은 언제든지 없앨 수 있다”고 전제하고 “TV나 PC를 없애면 그 다음 의문은 ‘다음은 뭐냐’는 것이 될 것이며 이는 도시바를 균형이 깨진 사업 구조로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나카 CEO가 TV와 PC 사업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것은 그의 철학 때문이다. 그는 TV와 PC는 ‘스마트 사회’ 즉 pc의 컴퓨팅 능력과 기술을 의료와 운송, 인프라, 발전과 에너지관리 등 사회의 전 부분에 융합시키는 사회를 창조하는 중요한 일부로 간주한다. 그래서 TV와 PC 포기란 그의 사전에 절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TV와 PC사업부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도시바는 7월에 두 사업부의 직원 400명을 인프라 사업부로 보내는 한편, TV모델을 줄이고 가격에 덜 민감한 기업 고객에 집중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국내 조립은 지난 회계연도에 종료했다. 그렇지만 판매 목표는 전년과 동일하게 내년 3월 말인 회계연도에 1100만 대의 TV를 판매하기로 했다.
다나카 CEO는 “내년 3월 말까지인 이번 회계연도 하반기에 TV와 PC, 가전제품 부문을 흑자 전환시키는 게 목표”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도시바의 차세대 먹을거리에 대한 복안도 공개했다. 바로 의료(health -care) 부문이다. 발전장비와 반도체와 함께 회사의 3대 먹을거리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통해 2016년 3월 말로 끝나는 회계연도에는 매출 7조 엔에 영업이익 4000억 엔을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2012 회계연도 매출액 5조5000억 엔, 영업이익 1943억 엔에 비하면 결코 만만하지 않은 목표다.
이번 회계연도 매출은 6조1000억 엔, 순익은 1000억 엔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도시바는 지난 5월 밝혔다. 도시바의 매출은 금융위기전인 2008회계연도에 7조7000억 엔을 기록한 이후 뒷걸음질을 쳐왔다.
그렇지만 그의 의욕은 넘쳤다. 반드시 '랩톱 시장의 제왕'이라는 명성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충분히 가능하다는 강한 확신도 갖고 있다. “문어발처럼 늘어진 사업 영역은 서구의 시각에서는 비효율의 상징일 수도 있지만 한쪽에서 나는 흑자를 손실을 내는 다른 쪽에 투입함으로써 경기하강기를 무사히 극복하게 하면서 사업을 유지하게 해준다”고 다나카 CEO는 강조했다. 그는 1990년대 칩 사업 손실을 PC 부문 흑자로 메운 것을 예로 들었다.
다나카 CEO는 “이는 일본식 기업 경영의 전형”이라면서 “미국 기업은 쉽게 고전하는 기업을 잘라내고 우수한 비즈니스는 유지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주가를 올리는 데 그건 미국식 경영이지 우리식 경영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다나카 CEO는 “그만두는 것은 쉬운 선택이지만 유지하는 것은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만큼 더 어려운 법”이라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그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경영여건의 급변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경영의 속도와 열정을 높일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새로운 가치와 새로 시장의 창출, 도시바 그룹의 각 분야가 가진 지적재산권을 결합해 비즈니스 확장을 달성하도록 창의와 혁신을 통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랩탑과 컴퓨터, 칩에 이어 도시바가 내놓을 신제품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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