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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이룬 헤켄, 두 가지 변화가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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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 헤켄[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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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염경엽 감독의 한시름을 덜어낸 역투였다. 넥센의 외국인투수 밴 헤켄이다. 한화 타선을 제압하며 지난 두 달간의 부진을 만회했다.

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한화와의 홈경기다. 7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1점만을 허용했다. 안타 6개와 볼넷 1개를 내줬지만 삼진을 11개 솎아냈다. 5가지 구종으로 상대의 노림수를 효과적으로 빼앗아 지난달 27일 대구 삼성전 호투(7.1이닝 5피안타 1실점)가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그 사이 평균자책점은 3.99까지 낮아졌다.
비결은 달라진 패턴에 있었다. 그간 헤켄의 투구에서 직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에 가까웠다. 그 사이로 포크볼과 체인지업을 각각 약 25%씩 구사했다. 변화구는 타이밍을 빼앗고 땅볼을 유도하는 데 주효했다. 비교적 예리한 제구가 더해진 지난 시즌 헤켄은 11승(8패)을 책임졌다. 3.28의 준수한 평균자책점도 남겼다.

순조로운 흐름은 올해도 계속되는 듯했다. 5월까지 6승(3패)을 챙기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6월 5경기에서 26점(22자책점)을 헌납하며 1승(3패)밖에 챙기지 못했고, 7월 4경기에서도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74를 남겼다. 2선발의 난조에 넥센은 자연스레 내리막을 걸었다. 한때 단독 선두를 질주했으나 어느덧 4강권을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다.

헤켄은 선수단과 자신에게 찾아든 위기를 영리함으로 돌파했다. 평소와 다른 패턴으로 투구를 전개, 상대의 게스 히팅을 비교적 철저하게 단속했다. 그 핵심은 평소 승부구로 사용했던 포크볼에 있었다. 총 투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47개를 던졌다. 대신 비슷한 수준으로 구사하던 체인지업의 구사를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패스트볼(투심 포함)과 포크볼을 절반씩 섞어 뿌렸던 셈이다.
밴 헤켄[사진=정재훈 기자]

밴 헤켄[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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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약속된 패턴은 아니었다.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포수 허도환은 “헤켄이 초반 볼 주문에 고개를 많이 내저었다. 포크볼이 잘 먹힌다고 생각했는지 스스로 비율을 높여갔다”고 했다. 단짝의 설명에 헤켄은 부정하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이며 “포크볼이 초반에 잘 들어갔다. 다른 변화구의 구위가 특별히 좋다고 생각되지 않아 많이 던지려고 했다”고 밝혔다.

아직 헤켄의 구위는 4, 5월로 돌아오지 않았다. 매번 반복한 “1년 내내 똑같다. 좋다”는 말은 체력적인 부분만을 가리켰다. 선수단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6, 7월의 부진으로 자신감을 많이 잃은 듯 하다”며 걱정을 늘어놓았다.

헤켄은 다양한 방법으로 고비를 넘겼다. 특히 투구 폼을 교정하는 등 최상덕 투수코치와의 대화를 늘려갔다. 이날 경기 전에도 따로 미팅을 요청, 상대의 전력을 세세하게 파악했다. 염경엽 감독은 “스피드를 낮추고 제구력 위주로 경기를 운영하잔 사전 조율이 있었다”며 “외국인투수와 코치가 소통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모습에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조율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헤켄은 “경기에서 부진하면 짜증이 난다. 화를 참기가 어렵다”면서도 “혼자서 해결하려 하면 안 되는 것 같다. 이것저것 다양한 방법을 당분간 계속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신에 찬 목소리로 “그렇게 하다 보면 금세 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시기는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다. 이날 헤켄의 공을 받은 허도환은 말했다. “패스트볼의 구위가 정말 많이 올라왔더라고요.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이종길 기자 leemean@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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