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전세계 중앙은행들의 최우선 과제는 물가관리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를 때는 돈을 덜 찍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국면에선 돈을 더 많이 풀어 적절한 물가를 조절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경제에서 가장 변덕스러운 요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5년간 인플레이션 예측에 실패했다. 미국 경기를 회복하기 위해 연준은 매달 94조원이 넘게 돈을 풀었지만, 물가는 제 자리 걸음이다. 낮은 인플레이션이 미 연준의 양적완화(QE3) 출구전략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영국의 경제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최근 미국의 낮은 물가상승률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3가지 이유에 대해 소개했다.

가장 대표적인 물가측정 방법인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지수(PCE)는 지난달 전년대비 1.06% 오르는데 그쳤다. 전달 상승률 1.05%과 비교하면 거의 변동이 없다. 이같은 지표가 디플레이션 조짐이라면 연준이 올해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양적완화 축소는 잘못될 결정일 수 있다.


다만 벤 버냉키 연준의장은 최근 의회에 출석해 “현재 낮은 물가는 일시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물가를 측정하는 방법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실제 지난달 에너지와 식품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6% 상승했고, 평균 CPI 은 전년대비 2.1% 올랐다. CPI의 경우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주택가격에 가산점을 두고, PCE는 헬스케어법 도입으로 급락 중인 의료비 비중이 높은 탓이다.

인플레이션이 자기충족예언적 경향을 보이는 점도 물가 근심을 완화하는 요인이다. 물가가 오르면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가 있고, 이는 또 다시 물가상승으로 이어진다. 안정적인 물가 기대치가 안정적인 물가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장기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안정적”이라며 “이것은 인플레이션 목표 2%에 도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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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근의 낮은 인플레이션은 미국이 디플레이션에 빠졌던 2009~2012년 경제상황과 다르다. 당시엔 낮은 물가와 함께 실업률이 9.5%까지 치솟았고, 연준은 낮은 물가를 이용해 2차 양적완화인 600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에 돌입했다.


하지만 2011년부터 꺽인 실업률은 최근 계속 하락세를 보였고, 물가는 지난해 초부터 2%를 웃돌며 연준의 출구전략을 부채질했지만 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물가가 당분간은 경제 발목을 잡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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