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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왜 사냐고 묻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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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은 늘 변하기 마련이어서 시간에 따라 공간에 따라 그리고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최근 아주 색다른 경험을 했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대체 나는 왜 사는 것일까' 몇 날 며칠 고민하다가 앞서 고민한 저명한 몇 분에게 자문했다.
때마침 시인이 지나가기에 "왜 사냐"고 물었더니, 그 시인 아무 말 없이 그냥 빙그레 웃는 것이다.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멋져 보이기도 했지만 큰 도움은 안 되는 것이었다.

좀 더 가다가 예전에 아주 잘나가던 가수 한 분을 만나 같은 물음을 던졌더니, "못 다한 사랑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다. "네? 뭐라고요?" 다시 물었더니 그 가수 덧붙여 하는 말이 "우리 모두 죽는 날까지 사랑하기에 사는 거"라고, "난 아직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기에 사는 거"라는 것이다.

이번에는 스님을 만났는데 그분은 나에게 "왜 사느냐고,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굳이 묻지 마시게, 사람 사는 일에 무슨 법칙이 있고 삶에 무슨 공식이라도 있다던가, 그냥 세상이 좋으니 순응하며 사는 것이지"하는 것이다.
시인도 가수도 스님도 알쏭달쏭 별 도움 안 된다 싶어 집으로 돌아왔고, 무료한 나날을 보내다 무심코 구글에 접속해 본 것인데, 이런 글들이 올라와 있었다.

"태어나서 삽니다." "어쩔 수 없이, 죽지 못해 삽니다." "절 낳아주신 부모님을 위해 삽니다." "제 꿈을 위해 삽니다." "죽기 위해 삽니다. 죽을 때 후회하지 않기 위해 죽는 날을 바라보며 발버둥 치며 삽니다. 혹시나 내가 허투루 보낸 하루가 삶의 마지막 날에 크나큰 후회가 되어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평범하지만 진솔한 답변을 대하니 그나마 답답했던 가슴이 조금 풀리는 듯했다. 그런데 압권은 맨 밑에 있었는데, 나는 그 글을 읽고 생에 대한 강한 욕구, 다시 말해 강력한 허기를 느낀 것이다.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네요. 먹기 위해 산다고…."
 
<치우(恥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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