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압설 등 관치 논란···감독 당국 두고두고 부담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의 사퇴로 금융당국의 금융계에 대한 '관치'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외형상 이 회장이 감독당국의 압력에 굴복했지만 명분은 오히려 이 회장측이 얻었다. 감독당국은 두고두고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그렇다면 금융감독원은 왜 하필 이 시점에서 이 회장의 사퇴를 강하게 압박했을까. 보다 세련된 방식도 가능한데 이렇게 거칠게 압박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또 다른 하나의 가설은 BS금융지주 회장직에 누군가를 앉히기 위해 감독당국이 총대를 맸다는 것이다. 통상 정권실세들은 금감원 부원장을 통해 금융권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번에 조영제 부원장이 이 회장의 사퇴를 직접 종용했다는 점도 이 같은 가설을 방증한다. 이 회장에 대한 사퇴 압력이 조 부원장의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하는 금융권 인사는 없다. 청와대나 또 다른 정부 실세의 시그널을 받아 조 부원장이 나섰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얼까. BS 금융지주 회장으로 가고 싶어하는 누군가가 있고 이를 위해 이 회장을 퇴진시키려고 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이 BS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CEO) 내부승계 프로그램이 제대로 갖춰있지 않다고 지적한 것도 이미 점 찍어둔 외부인사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 회장이 사퇴 성명을 발표하면서 "후임 CEO는 반드시 내부에서 나와야 한다"고 이례적으로 밝힌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미란 기자 asia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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