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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정부 일자리 로드맵에 냉담한 中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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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시간제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우리 같은 3D 업종에 사람이 오겠습니까?"

인천에서 자동차 부품회사를 운영하는 A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일자리 로드맵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연목구어(緣木求魚)'이라고 일축했다. 구인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의 사정은 생각지 않고 머릿수만 늘리는 탁상행정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도 '답답한 정책'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고용률 70%'를 달성하겠다고 정부가 4일 발표한 '일자리 로드맵'에 대해 중소기업 CEO들의 반응은 차갑기 그지없다.
정책 모양새만 놓고 보면 번드르르해 보인다. 해외 선진국들이 고용률 70%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이 시간제 일자리라는 선례도 여럿이다. 하지만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 해외에서 검증된 좋은 정책이라 해도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것을 무리하게 들여오면 잡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시간제 일자리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꼽히는 독일은 대학 진학률이 30%로 한국의 80%에 못 미친다. 독일 국민들은 중소기업 생산직으로 취직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이런 환경에서는 일을 나눠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이 잘 맞을 수 있지만 한국은 다르다. 대졸자들이 생산직을 기피하고 일자리를 고를 때는 남의 이목도 신경을 쓴다.

법 시행을 지나치게 서두르는 것도 문제다. 로드맵 합의 당시 법 개정은 준비기간을 두고 하겠다고 했지만 이번 발표에서 시행 시기를 내년으로 못박았다. 장시간 근로해소나 비정규직 문제, 육아휴직 확대 등 기업 인사운영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과도한 부담을 안길 수 있다. 중소기업 대통령을 자처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직후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뽑아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앓던 가시를 뽑고 애로를 해소했지만 일자리 로드맵에 다시금 긴장하고 있다. 이번 정책이 또 다른 형태의 '가시'가 되어 중기인들을 찌르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이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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