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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투자은행의 회생, 유럽에 한방 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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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금융위기 발발 5년만에 미국과 유럽 투자은행의 경쟁은 유럽의 완패로 판가름나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5월 11일자)는 미 투자은행이 회생했다며 고통을 감내하고 신속히 의사결정을 내린 게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 5년만에 JP모건체이스, 골드만 삭스, 시티그룹 등 미 3대 투자은행은 세계 투자은행 시장의 33%를 점유하고 있다. 미 전체로는 투자은행 총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02년 기록한 54.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유럽 투자은행들의 점유율은 20% 줄었다.

유럽 개별 은행들의 상황도 위축됐다. 스위스의 UBS 은행과 크레디스위스는 규모를 키우기는커녕 자산 감축에 나서고 있다.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다. HSBC도 월스트리트의 대형 은행에 비하면 규모가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영국의 바클레이스와 독일의 도이체방크만 몸집ㆍ경쟁력을 키웠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만 해도 이런 결과를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리먼 브라더스 도산 이후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팔리고 AIG와 시티그룹은 구제금융으로 연명했다. 공적자금이 필요 없다던 골드만삭스도 증자를 받았다. 당시 미 재무장관이었던 행크 폴슨은 "다음 차례가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로 예상됐다"고 회상했다.
당시 유럽 투자은행은 미 투자은행의 그늘에서 벗어날 호재라고 판단했다. 바클레이스는 리먼 브라더스의 미 영업조직을 인수했다. 당시 투자를 주도한 보브 다이아몬드 바클레이스 전 회장은 "미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호기"라며 흥분했다.

도이체방크도 미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갔다. 이제 세계 자본시장을 지배하던 미 투자은행의 시대가 끝났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미 투자은행 회생의 배경에는 미 정부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있었다. 투자은행 파산을 막아보겠다는 정책의지가 먹힌 것이다. 미 투자은행도 고통을 받아들이고 해법 찾기에 적극 나섰다.

결과는 달콤했다. 미 투자은행의 수익성은 빠르게 회복됐다. 이들 은행은 정부의 지원금을 모두 갚았다. 투자은행의 회생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미 정부의 판단이 보기좋게 들어맞은 것이다.

유럽 투자은행은 당국의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유럽 각국 금융 당국은 부채위기 속에 은행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우선시하고 있다. 은행은 부채를 털어내고 자본을 늘리는 데 급급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자기자본 확충이 필요 없다던 도이치방크가 결국 30억유로(약 4조3290억원)를 조달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당국이 투자은행 직원들 보수를 규제하려 드는 것도 부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식으로는 유능한 인력에게 엄청나게 보상하는 미 투자은행과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당국이 소비자 금융과 기업 금융을 분리하도록 유도한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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