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대전지부, 초·중·고 662명 대상 학교생활 설문조사 결과…“고민은 교사보다 친구에게 털어놔”
전교조 대전지부(이하 전교조)가 지난달 8~23일 대전지역 10개 초·중·고교, 20개 학급 662명을 대상으로 ‘대전 학생 학교생활 실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다.
“요즘 학교 다니는 게 즐거운가요?”란 물음엔 초등학생 10명 중 7명이 즐겁다고 답했고, 중학생도 63%가 긍정적으로 봤다.
그러나 고등학생은 37.4%만 즐겁다고 답했다. 입시위주교육으로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공부만 해야하는 처지 때문으로 풀이된다.
“학교생활에서 생기는 고민을 주로 누구에게 이야기 하는 편인가요?”란 물음엔 충격적 결과가 나왔다.
‘고민을 선생님께 말하겠다’는 초등학생은 9.8%에 그쳤고 중·고생은 각각 2.6%, 1.5%에 머물렀다. 이에 반해 친구에게 털어놓는다고 답한 비율은 초·중·고 순서대로 24.7%, 56.3%, 69.2%에 이르러 대조를 보였다.
학생들은 교사나 가족보다 친구들을 더 믿는 모습이었다. 전교조는 “이번 조사를 하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됐다”며 “‘고민이 생겼을 때 선생님께 말하겠다’는 초등학생이 9.8%밖에 안 된다는 사실은 충격”이라고 말했다
또 “한 달에 책을 몇 권이나 읽나요?”(만화책, 교과서, 참고서 등 제외) ‘한 달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이 중학생의 경우 34.1%, 고등학생은 41.9%에 이르렀다.
“하루에 아빠, 또는 엄마와 대화하는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요?”란 질문엔 대전지역 학생들의 절반쯤(51.5%)이 ‘부모님과 하루 30분도 대화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초등학생들은 43% 이상, 고등학생은 10명 중 6명(60.6%)이 부모와 거의 대화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교조는 “일제고사, 교원평가, 학교평가 등이 사제관계마저 심각하게 왜곡시킨 탓임엔 틀림없으나 학교현장에서 아이들을 더 따뜻하게 보듬고 살피지 못한 죄책감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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