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1000만원으로 삼성전자를 사야할까? 코스닥 잡주를 사야할까? 삼성전자를 사자니 모양새 빠진다. 현 주가가 150만원대니 6주밖에 못산다. 투자자로써 체면이 안선다. 결국 코스닥 1000원짜리 주식 1만주를 사기로 한다. '코스닥 X파일'의 저자 임우택은 이것이 초짜 투자자가 빠지는 첫번째 함정이라고 말한다.


77%와 10배.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장 규모 차이를 알려주는 수치다. 코스피 상장사 779개. 코스닥 1007개다.(올해 2월말 기준) 코스닥 상장사의 77% 수준으로 코스피에 상장종목이 있다는 얘기. 그러나 시가총액은 코스닥(119조원)의 10배 큰 시장이 코스피(1173조원) 시장이다. 이처럼 코스닥과 코스피는 시장 규모면에서 차이가 확연하다.

저자는 이 때문에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에 비해 '작전'이 성행하기 쉽다고 말한다. 코스닥의 경우 상장주식 수가 적다보니 소액으로도 주가를 올리기 쉽다. 몇개의 계좌로도 통정매매가 가능하다. 좋은 재료만 있다면 주당순이익(EPS)도 쉽게 올라간다. 이러한 토양 위에 '작전' 세력이 출몰한다. 사채업자, 조직폭력배, 기업사냥꾼이 나타나 각종 작전 기법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을 속속 빼먹는다.


저자는 코스닥 상장사가 작전세력에 의해 망가지는 13가지 징후를 제시한다. 첫번째 신호는 양해각서(MOU)다. 2010년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된 제너비오믹스는 방글라데시에서 최대 6조원 규모 상하수도 시스템 계약을 따냈다며 공시승인을 거래소에 요청했다. 회사는 이 내용을 바로 인터넷 매체들에 흘렸고 주가는 반등했지만 결국 주요 주주들이 손을 털고 나가기 위해 퍼뜨린 조작이었다.

10억 미만을 공모를 통해 조달하는 경우도 요주의 대상이다. 상장사가 10억이 없어 투자자에게 자금을 조달할 때 그 회사는 부도의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지적. 회사 고유 사업과 상관 없는 신규사업을 하기 시작해도 위험한 징후다. 금광, 가스전, 북한사업 등 호재성 신사업의 백화점이었던 글로웍스 대표이사 박성훈이 자금 700억원을 횡령하고 주가를 띄워 550억대 부당이득을 챙겼던 게 그 사례. 이밖에 대주주 지분율이 지나치게 낮거나 과다하게 많은 자본잉여금, 대표이사의 잦은 변경도 적신호라고 짚었다.


아울러 코스닥 종목들이 코스피에 비해 변동성이 커서 수익률도 높으리라는 환상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역사적 수익률, 평균 부도율, 주가수익비율, 공시위반 등 자료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그렇지않으면 사설 도박장에서 고스톱을 치는 것과 코스닥종목을 무분별하게 사들이는 것은 차이가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AD

저자 임우택은 "순진한 개미투자자들이 악마의 손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이책을 썼다"고 책 서두에 밝히고 있다. 그는 엘지증권(현 우리투자증권)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 바클레이스증권, 인도수에즈 W.I 카 증권, 부국증권, C&F캐피탈 부사장직을 역임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책에 나오는 사례들은 모두 실제다. 최근 상장폐지가 된 실제기업과 대표이사의 실명을 거론했기에 더욱 생생하게 작전의 '위험한 비밀'을 낱낱이 밝히고 있다.


<'코스닥 X파일'/임우택 지음/한스미디어 출간/값 1만5000원>


구채은 기자 fakt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