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과 비용의 함수관계
'복지법 신설' 모양새는 착하지만 세금먹는 하마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정부와 국회의원이 재정을 수반하는 법률을 발의하려면 비용추계서라는 것을 첨부해야 한다. 각종 안건을 제출할 때 해당 안건으로 인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재정부담 규모를 산출한 추계서를 반드시 첨부하도록 한 제도다. 재정을 고려하지 않는 무리한 법안을 사전에 막자는 취지다 현재는 정부,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만 이 비용추계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틀니·보청기 1조1689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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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용추계담은 법안시행에 621조=국회 예산정책처의 '2012년 법안비용추계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ㆍ국회의원ㆍ국회 상임위원회가 제출한 법안 3291개 가운데 지출비용추계서를 첨부한 법안은 277건이다. 이들 법안을 이행하려면 5년간 소요비용이 621조6715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서는 추산했다. 연간 평균치는 약 124조3000억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세징수 실적이 203조원인 점에 비춰보면 매년 거둬들인 세금의 61%를 몽땅 쏟아부어야 한다는 얘기다.

법안의 예상비용이 총 30억원 미만이거나 국가안전보장에 관한 사항, 비용 추계가 어려운 경우 등에는 비용추계서 대신 '미첨부사유서'를 낸다. 이런 법안을 포함하면 실제 재정수반법률의 소요비용은 훨씬 많이 든다.


위원회별 5년간 추계액은 국회 보건복지위가 218조7227억원(65건)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교육과학기술위 185조513억원(35건), 환경노동위 71조2754억원(21건), 국방위 33조7432억원(10건), 정무위 32조8646억원(21건), 기획재정위 32조5217억원(5건) 등이다.


보건복지위 소관의 법안의 덩치가 큰 것은 '기초노령연금법' 개정안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작년 5월 민주통합당 한명숙 의원, 7월 진보정의당 박원석 의원, 9월 새누리당 유재중 의원 등이 개정안을 발의했다.


비혼가정 보육료 1조9449억

비혼가정 보육료 1조9449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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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 어디에 돈 드나=기초노령연금법 개정안을 보면 ▲기초노령연금액을 매년 일정 수준 비율로 인상하도록 명시하고▲2028년까지 달성키로 한 연금액 인상 수준을 2017년까지 앞당겨 달성하고 ▲기초노령연금 비용을 모두 국가에서 부담하도록 했다. 또 ▲기초노령연금 급여율을 2배 높이고 ▲기초노령연금 수령인구를 65세 이상 노인 70%에서 80%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런 개정안이 실현되면 추가로 소요될 비용이 2013년 2조6214억원을 시작으로 향후 5년간 28조2380억원에 이른다.


정부가 제출한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은 저출산을 막고자 임산부에 문화이용권을 지급한다는 법안이다. 임산부 수에 대한 통계가 없어 신생아 출산을 기준으로 짜보니 향후 5년간 연간 최대 428억이 들고 5년간 총 1328억원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70세 이상에 틀니와 보청기를 보험급여화하는 국민건건강험법 개정안은 1998년부터 추진돼 왔다. 그러나 매번 빠졌다가 이번에는 박 대통령의 공약과 정치권의 복지정책으로 시행가능성이 높다.올해부터 틀니, 보청기를 사실상 무료로 하게되면 건강보험재정에서 올해만 3383억원이 빠져나가고 향후 5년간 1조1689억원이 투입된다. 모두 국민이 내는 건강보험료에서 충당된다.


현재 국회에는 '비혼가정의 양육비 및 부양료 확보에 관한 법률안'이라는 법안이 제출돼 있다. 자녀가 있지만 혼인상태가 아니거나 혼자서 아이를 기르는 가정에도 양육비와 부양료를 지급한다는 게 골자다. 정확한 통계가 없다보니 추정치를 기준으로 해서 소요비용을 따져봤더니 향후 5년간 1조9449억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고령화에 맞워 사회복지시설의 품질을 높이고 사회복지사들을 양성하고자하는 사회서비스품질관리법안도 한해 187억원, 5년간 908억원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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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문화이용권 1328억

임산부 문화이용권 1328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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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미도 거창 보상은 얼마?=재정 수반법률 가운데는 보상과 관련된 법안들도 많다. 월미도시건 진상규명및 피해자와 관한 특별법은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한국전쟁당시 인천상륙작 과정에서 미군에 희생된 민간인을 보상하는 법안이다. 정부 조사에서 사망자는 100명과 재산권 일부가침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매년 20억원선에서 보상금을 지급해 향후 5년간 95억원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거창사건관련자의 배상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은 한국전쟁 와중에 공비토벌에 희생된 민간인과 유족들에 보상금액으로는 총 196억원이 책정돼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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