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조사권 등 권력 막강해
전문성·청렴성·정치중립·리더십 필요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세청장은 차관급이지만 인사청문회 대상이다. 국무위원이 아닌 국세청장을 인사청문회에 세워 검증을 하는 이유는 세정 집행을 담당하는 기관의 특성상 국가권력의 핵심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만큼 업무나 인사의 비중이 높은 자리다.

때문에 국세청장의 자격 요건으로 가장 많이 요구되는 덕목 중 하나가 '도덕성'이다. 오랜 국세행정 경험으로 고도의 전문성을 인정받았던 국세청장들 가운데 일부는 임명초기, 과감한 국세행정 개혁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받더니 현직 또는 퇴임 이후 불거진 불미스러운 일로 온 세상을 시끄럽게 했다. 지난 시절 국세청장들이 이를 대변한다. 역대 청장들 18명 가운데 절반 가량인 8명이 개인적 영달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다 사법처리 또는 불명예 퇴진해 세정가를 어지럽혀 놨다.


이렇듯 국세청은 업무 특성상 다른 권력기관보다 유난히 불미스런 사건에 자주 등장한다. 최근에는 직원들의 뇌물수수 혐의로 국세청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서울지방국세청이 경찰의 압수수색을 당하는 굴욕까지 당했다.

국세청의 비리는 한 번 터지면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그동안 쌓아올린 공든 탑을 일거에 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국세청장이 갖춰야 할 주요 자격조건으로 '전문성'과 함께 국민 눈높이를 충족할 수준의 '도덕성'을 바라는 것은 국세청 외부가 아닌 국세청 직원들이 더 간절히 바라는 덕목이기도 하다.


한 조세전문가는 "국세청장은 국세공무원 2만명을 지휘하며 법률이 부여한 과세권과 세무 조사권 등 막강한 힘을 갖는다"며 "누구든 청장 자리에 오르면 국세청을 마치 자신의 사조직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모든 문제는 여기서 파생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청장의 정치적인 중립도 주요 덕목이다. 세정의 기본목표는 어디까지나 안정적인 재정 조달이다. 여러 경로를 통해 불어오는 외풍에 흔들리다 보면 본연의 일은커녕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하다 날을 새울 수도 있다. 조직이 흔들리지 않도록 미연에 방어하는 것 또한 국세청장이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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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수확충에 나서기 위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2만명이 넘는 국세청 조직의 특성상 조세행정 업무에 대한 식견이 있으면서도 조직을 이끌 수 있는 소통의 리더십도 필요하다.


서울시립대 박훈 교수는 "청와대 입장에선 정권의 '날개'라고 할 수 있는 권력기관장과 같은 핵심직위에는 자신의 오른팔이 될 사람을 앉혀 놓고 싶을 것"이라면서 "최근 들어 국세청 직원들의 비리가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도덕성과 개혁성이 겸비돼야 하고, 여기에 지역안배까지 감안한 그야말로 '만점'짜리 인물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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