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ABCP 발행, 신고서 의무화 앞두고 봇물
작년 9월이후 19조원..전체 ABCP의 30% 차지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장기(만기 1년 이상)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5월부터 장기 ABCP 발행 시 증권신고서 제출이 의무화되는데 이를 피해 증권신고서 제출 없이 손쉽게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막판’ 발행이 늘고 있는 것이다. ABCP는 기업들이 대출채권, 수익증권, 정기예금 등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일종의 기업어음(CP)이다.
금융당국이 규정 개정과 함께 관련 모니터링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규제 시행 전까지는 발행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4월까지 장기 ABCP 발행은 봇물 터지듯 쏟아질 전망이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규제 강화 방침을 밝힌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다섯 달 동안 발행된 ABCP 중 만기가 1년 이상인 ABCP가 19조원에 달해 전체(61조6000억원)의 30.8%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발행 건수로도 1만5322건 중 4521건으로 29.5%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2583건 중 36.3%인 938건이 장기 ABCP였는데 금액으로는 5조2000억원(44.8%)에 달하는 물량이 모두 만기 1년 이상의 장기 ABCP였다. 지난해 7월 말 전체 CP 중 장기 CP 비중이 23.2%였음을 감안하면 기업들이 규제가 강화되기 전 장기 ABCP 발행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CP는 신고서 제출이 필요 없다는 점에 착안해 기업들이 회사채 대신 CP를 통해 손쉽게 장기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규제를 회피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났는데, 이를 막기 위해 장기 CP의 증권신고서 제출을 의무화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1년 이상의 CP는 본질적으로 회사채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동일하게 증권신고서를 심사할 방침이다.
만기가 1년 이상인 경우 CP가 개인투자자 등에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금융당국이 증권신고서 제출을 의무화한 큰 이유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는 CP에 대한 투자가 객관적인 투자판단 자료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기가 긴 CP는 개인투자자에 전매될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증권신고서를 통해 발행 당시의 기업 상황이나 투자위험을 알리면서 합리적인 투자판단의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증권신고서 제출을 의무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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