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시 신청사 방문… 박원순 시장, 수치 여사 접견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서울시 신청사를 방문해 시민의 '권리'와 '의무' 사이 균형을 강조했다.
29일 오전 신청사 6층 시장집무실에서 박원순 시장과 만나 간담회를 나누면서다. 이 자리에서 수치 여사는 "우리 모두는 변화의 길목에 서 있고 시민들은 권리 뿐만이 아니라 의무까지 잘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나 역시 요즘 미얀마 국민들에게 의무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무실에서 박 시장은 만난 수치 여사는 먼저 "My first visit to Korea. I hope the beginning of greater friendship between our nations. Aung San Suu Kyi, 29. Jan. '13(2013년 1월 29일 첫 한국 방문, 양국 간 더욱 깊은 우호관계를 위한 시발점이 되길)"이라는 내용의 방명록을 남겼다.
이후엔 박 시장의 안내에 따라 벽면 포스트잇과 기울어진 책꽂이, 실내 텃밭 등 시장실을 두루 살폈다.
이에 수치 여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본격적인 면담에선 서울시 전반의 인권상황과 도시개발, 서울시와 양곤시(수치 여사의 고향) 간 협력방안 등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진행됐다.
"따뜻하게 환대해 준 시장(님)과 서울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문을 연 수치 여사는 "미얀마는 지난 20년 동안 민주화를 위해 싸워 왔지만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라며 "하지만 반드시 민주화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있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저 역시 1980년대 인권변호사를 활동한 적이 있다"며 "수치 여사(님)와 저는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도시계획과 개발 분야에서는 정책 우선순위와 전자정부의 필요성에 뜻을 함께 했다. 아울러 서울시와 양곤시 사이 지속가능한 협력관계 유지라는 큰 틀에서 의견도 같이 했다.
이어 두 사람은 신청사 지하의 시민청으로 자리를 옮겨 환담을 이어나갔다. 이곳에선 디지털 스크린과 공정무역가게 등을 둘러 보며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공정무역가게에 들러 박 시장은 "미얀마에도 수입상품이 있나"라고 물었고 수치 여사는 "아직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미얀마는 캔디가 유명하고 맛이 좋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만남은 면담과 시민청 방문 등 50여분에 걸쳐 진행됐다. 또 이 자리에는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도 함께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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