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광규의 '대팽두부'
■ 구제역의 재앙은, 자연을 거스른 욕망이 빚은 것. 공광규는 그 대목에서, 짧지만 인상적인 식(食)의 경전 하나를 꺼낸다. 추사 김정희가 말한 대팽(위대한 음식)과 고회(高會, 숭고한 모임)다. 추사가 그것을 깨닫게 된 건 죽음을 앞둔 71세때이다. "내가 세상의 맛있는 음식 먹어봤지만 시골밥상이 최고이고, 세상의 멋지고 훌륭하고 매력적인 사람 만나봤지만 가장 즐거울 때는 내 아내, 내 새끼, 내 손자들을 만나던 때였다. 세상아, 너희는 나처럼 살지 마라. 소박한 것에 깃든 기쁨과 만족을 귀하게 여기고 부디 시간을 아껴 잘 먹고 잘 살아라." 말년의 추사가 남긴 말이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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