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아,저詩]공광규의 '대팽두부'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공장식 가축 사육이 낳은 구제역 확산으로/소 돼지 사슴 수백만 마리가 생매장되었다고 한다//어느 지역 샘물에서는 핏물이 나왔다고 하니/선진국 타령을 하다가 선짓국을 먼저 먹게 된 것이다//추사 선생이 칠십 넘겨 남기신 마지막 예서 작품은/어린이 글씨처럼 쓴 대팽두부(大烹豆腐) 대련이렷다//한자를 해석하면 이렇다//"가장 좋은 반찬은 두부 오이 생강 나물"/"가장 좋은 모임은 남편 아내 아들 딸 손자 손녀"

공광규의 '대팽두부'

■ 구제역의 재앙은, 자연을 거스른 욕망이 빚은 것. 공광규는 그 대목에서, 짧지만 인상적인 식(食)의 경전 하나를 꺼낸다. 추사 김정희가 말한 대팽(위대한 음식)과 고회(高會, 숭고한 모임)다. 추사가 그것을 깨닫게 된 건 죽음을 앞둔 71세때이다. "내가 세상의 맛있는 음식 먹어봤지만 시골밥상이 최고이고, 세상의 멋지고 훌륭하고 매력적인 사람 만나봤지만 가장 즐거울 때는 내 아내, 내 새끼, 내 손자들을 만나던 때였다. 세상아, 너희는 나처럼 살지 마라. 소박한 것에 깃든 기쁨과 만족을 귀하게 여기고 부디 시간을 아껴 잘 먹고 잘 살아라." 말년의 추사가 남긴 말이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국내이슈

  • 공습에 숨진 엄마 배에서 나온 기적의 아기…결국 숨졌다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해외이슈

  •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PICK

  •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