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단상]'책임형 CM' 건설업계 해외공략 신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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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자의 입장에서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다 보면 갖가지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업체들이 제시하는 공사비는 적정한 수준인지, 건축물의 주인으로서 설계자에게 요구한 내용들은 설계도서에 제대로 반영이 되어 있는지, 합의된 공사 기간 내에 건물이 준공될 수 있을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설계변경을 거치게 될지, 공사 품질이나 건물의 기능은 제대로 확보될 수 있을지 등이다. 어느 누구로부터도 명쾌한 답을 들을 수 없고 예측하기도 힘든 것들이다.


이 같은 발주자들의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안으로 등장한 프로젝트 수행 방식이 바로 '책임형 CM'이다. 책임형 CM은 건설사업관리자가 시공 이전 단계에서의 설계검토, 프로젝트 추진 일정계획 작성, 공사비 추정, 공법 검토 등의 업무뿐만 아니라 그 이후 단계인 시공까지 도맡아서 책임지고 수행하는 '원스톱서비스(One Stop Service)'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해외 시장이나 건설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된 발주 유형이다.

책임형 CM 방식이 가지는 여러 장점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건설사업 과정이 투명해지고, 공사비 절감과 공기 단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책임형 CM 방식에서는 대개의 경우 발주자와 CM 간에 최대공사비한도(GMPㆍGuaranteed Maximum Price)를 정한 다음 공사를 수행하게 된다. 상호 간에 공사원가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 최종 공사비가 GMP를 초과할 경우 건설사업관리자도 일정 부분 책임을 진다.


그와는 반대로 공사비를 절감하여 기대 이상의 이익이 발생하면 발주자와 건설사업관리자가 합의된 비율에 따라 서로 나눠 갖게 된다. 건설사업관리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공사비 절감과 공기 단축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고, 발주자는 공사 원가 상승이나 공기 지연에 대한 부담과 걱정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또한 건설사업관리자 단일 주체가 프로젝트 기획 단계에서부터 시공까지를 도맡아 수행하므로 건설생산 프로세스가 단순해지고 계약 관련 업무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설계와 시공을 분리하여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전통적인 프로젝트 수행 방식에 비해 공기를 단축하거나 시공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각종 공사관리 기법들의 적용이 훨씬 용이해진다는 점도 책임형 CM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프로젝트 기획이나 설계 단계에서 생성된 프로젝트 관련 각종 정보나 데이터가 왜곡이나 손실 없이 시공단계까지 전달되어 시공 단계에서의 혼선이나 설계변경, 혹은 공사비 변동 여지를 최소화할 수도 있다. 대개 적대적일 수밖에 없는 발주자와 시공자 간의 관계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윈윈(Win-Win)관계로 전환시키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처럼 고객 지향적이면서도 많은 장점을 가진 책임형 CM은 점차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미국은 전체 CM 시장에서 책임형 CM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책임형 CM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관련 제도의 정비에 나서면서 공공분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건설 시장에서 책임형 CM이 하나의 정형화된 발주 방식으로 자리를 잡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변화하기를 주저하는 업계의 폐쇄적인 풍토와 함께 정부의 미온적 태도가 주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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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장벽과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우리 건설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게임 방식과 룰, 즉 글로벌 스탠더드를 이해하고 이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 선결 과제다.


이순광 한미글로벌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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