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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WBC 대표팀, 해외파 없어도 막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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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노스케(사진=정재훈 기자)

아베 신노스케(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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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연패에 도전하는 일본이 예비선수 명단 34명을 발표했다. 해외파는 전무. 하지만 전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야마모토 고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대표팀은 4일 오후 윤곽을 드러냈다. 일본야구위원회를 통해 후보 선수 명단 34명을 발표했다. 선수단은 일단 투수 중심으로 짜여졌다.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16명이 이름을 올렸다. 야수와 포수는 각각 15명과 3명. 이 가운데 주장은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맡는다. 이와 관련해 야마모토 감독은 “그간 쌓은 이력대로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젊은 선수들에게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밝혔듯이 야마모토 감독은 일본 리그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했다. 의도한 바는 아니다. 최근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스즈키 이치로를 비롯해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매리너스), 구로다 히로키(뉴욕 양키스), 아오키 노리치카(밀워키 브루어스), 가와사키 무네노리(전 시애틀) 등에게 출전을 요청했으나 한 선수에게도 수락을 얻어내지 못했다. 모두 내년 시즌 준비 등을 이유로 불참의 뜻을 밝혔다.
당초 이날 발표될 명단은 28명. 대회를 주최하는 WBCI가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명단 제출 마감을 1월 16일로 미뤄 34명의 예비명단으로 공개됐다. WBCI는 기한을 늘리는 대신 2명의 주전 선수 보고를 요청했다. 이에 야마모토 감독은 아베와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골든이글스)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명단에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오릭스 버팔로스 선수는 한 명도 선출되지 않았다. 반면 요미우리 선수는 8명이나 뽑혔다. 이와 관련해 야마모토 감독은 “좋은 선수를 고르다 이렇게 됐다. 요미우리 구단에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최종명단은 아니지만 윤곽은 어느 정도 뚜렷해졌다. 해외파가 제외됐지만 전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베테랑 중용, 마운드 강화, 기동력이다.
마쓰이 가즈오[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마쓰이 가즈오[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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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명단에는 이나바 아츠노리(40, 니혼햄 파이터스), 마쓰이 가즈오(37, 라쿠텐 골든이글스), 이바타 히로카즈(37, 주니치 드래건스) 등의 베테랑들이 포함됐다. 야마모토 감독은 “이번 대표팀은 비교적 젊다. WBC 유경험자도 9명뿐이다. 세 선수가 아베와 함께 버팀목 역할을 해내야 팀이 하나로 뭉칠 수 있다”며 “단합은 무척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세 선수가 최종명단에 한꺼번에 승선할 가능성은 적은 편이다. 포지션이 모두 내야수인데다 경쟁자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이번에 합류한 내야수는 총 8명. 베테랑 3명을 포함해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 혼다 유이치(소프트뱅크 호크스), 무라타 슈이치(요미우리), 마쓰다 노부히로(소프트뱅크), 도리타니 다카시(한신 타이거즈) 등이다. 외야수는 7명이다. 카쿠나카 카츠야(지바롯데 마린스), 오시마 요헤이(주니치), 이토이 요시오(니혼햄), 초노 히사요시(요미우리), 나카타 쇼(니혼햄), 히지리사와 료(라쿠텐), 우치카와 세이치(소프트뱅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초노와 사카모토는 최종명단 합류가 유력해 보인다. 일본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요미우리 소속으로 나선 저팬시리즈, 아시아시리즈에 이어 지난 쿠바와의 평가전까지 내리 출전해 팀 투수 사와무라 히로카즈와 함께 성실함을 인정받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외야는 물론 1루 수비까지 가능한 우치카와도 승선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야마모토 감독이 이번 야수 선발에서 중요시 여긴 건 수비와 기동력이다. 그는 “국제무대에선 수비 능력이 무척 중요하다”며 “다리를 이용한 야구를 함께 고려하며 예비명단을 작성했다”라고 설명했다. 제2회 WBC에서 일본의 타격코치를 담당한 시노즈카 가즈노리의 생각 또한 다르지 않았다. 그는 4일 스포츠나비와의 인터뷰에서 “국제경기에선 홈런을 기대하기 어렵다. 좀처럼 한 방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일 수 있는 타선으로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형태로든 1점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 2사 이후에도 안타를 때릴 수 있고, 볼넷에 이은 도루 등으로 득점 찬스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예비 명단에서 장타 생산력이 아예 실종된 건 아니다. 포수 아베(27개)와 외야수 나카타(24개)는 올 시즌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에서 각각 홈런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시노즈카는 “4번보단 3번이나 5번 타자감이 많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성적이나 경험을 고려하면 4번은 아베가 맡아야할 것”이라며 “나카타는 올해 니혼햄에서 4번을 쳤지만 경험이 적고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단기전인 만큼 하위 타선에서 여유롭게 치도록 배치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사카모토 하야토[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사카모토 하야토[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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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타자는 호타준족인 사카모토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그는 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푼1리 14홈런 69타점 87득점 16도루 등을 기록했다. 테이블세터는 초노, 오시마, 히리지사와 등이 유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이들은 모두 빠른 발과 정교한 컨택 능력을 갖췄다. 초노는 올 시즌 센트럴리그 타율 4위(0.301) 도루 3위(20개)를 차지했다. 오시마는 타율 3위(0.310) 도루 1위(32개)였다. 퍼시픽리그에서 뛰는 히리지사와는 타율 2할7푼을 기록하며 일본 프로야구 도루왕(54개)에 올랐다.

발 빠른 타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마쓰이, 이바타 등과 주전 2루수 경쟁을 펼칠 혼다는 대수비나 대주자 활용이 모두 가능한 선수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2할4푼6리 34도루 52득점이었다. 주전 우익수로 예상되는 이토이 역시 올해 타율 3할4리를 치며 22차례 도루를 뽐냈다.

예상 라인업
1. 초노(좌익수) - 2. 오시마/히지리사와(중견수) - 3. 사카모토(유격수) - 4. 아베(포수) - 5. 우치카와(1루수) - 6. 이토이(우익수) - 7. 무라타/마쓰다(3루수) - 8. 나카타(지명타자) - 9. 마쓰이/이바타/혼다(2루수)

기동력을 앞세워 1점을 뽑는 데 집착하는 야구. 승리를 거듭하려면 마운드의 호투는 절실하다. 야마모토 감독이 이번 예비명단에서 투수를 대거 선발한 배경은 여기에 있다. 리그 최정상급 투수들을 모두 불러 모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제공할 심산이다.

중심은 이미 갖춰졌다. 사실상 에이스를 점찍은 다나카다. 올 시즌 22경기에서 10승 4패 평균자책점 1.87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다승 포함 투수 부문 3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24세에 불과하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WBC 등을 모두 뛰었을 만큼 다양한 국제대회 경험을 자랑한다. 이번 WBC에 대한 각오는 상당하다. 다나카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맡은 역할이 커 다소 부담되지만 그 속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르겠다”라고 말했다. 야마모토 감독은 이미 그를 브라질과의 1라운드 개막전 선발투수로 내정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야구 관계자는 “한국이 2라운드에 진출할 경우 상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전했다.

다나카 마사히로[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다나카 마사히로[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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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경계해야 할 선수는 다나카만이 아니다. 야마모토 감독은 다나카 포함 올 시즌 1점대의 평균자책점을 남긴 선발투수 6명 가운데 4명을 불러들였다. 다나카 다음으로 눈에 띄는 건 우츠미 테츠야. 올 시즌 28경기에서 15승 6패 평균자책점 1.98을 기록하며 요미우리를 저팬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일단은 왼손투수에 다양한 경험을 갖춰 1라운드 쿠바전에 선발 출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히로시마 도요카프의 마에다 겐타도 빼놓을 수 없다.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평균자책점 1위(1.53)를 차지한 그는 이미 중국과의 1라운드 2차전 선발투수로 낙점을 받았다.

야마모토 감독은 세 선수를 중심으로 선발투수진을 구축하고 다른 선발투수들을 롱릴리버로 돌릴 전망이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허리는 빈틈이 없다. 시속 150km 이상의 직구를 자랑하는 사와무라(10승 10패 평균자책점 2.86), 특급좌완 오토나리 겐지(소프트뱅크, 12승 8패 평균자책점 2.03) 등이 적임자로 손꼽힌다.

여기에는 WBC 3회 연속 출전에 도전하는 스기우치 도시야(요미우리, 12승 4패 평균자책점 2.04)도 가세할 수 있다. 합류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본인은 출전을 강력하게 희망하나 왼 어깨통증으로 9월 말부터 마운드를 멀리하고 있다. 철벽을 자랑하는 아사오 타쿠야(주니치, 1승 15홀드 평균자책점 1.50), 주니치 에이스 요시미 가즈키(13승 4패 평균자책점 1.75) 등도 각각 재활치료를 받고 있어 컨디션 조절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야마구치 데쓰야[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야마구치 데쓰야[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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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필승계투조 구성에도 상당한 공을 기울였다. 각기 다른 개성의 투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그 선두주자는 야마구치 데쓰야(요미우리).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올해 센트럴리그 홀드왕(44개)을 거머쥐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0.84였다. 야마구치만큼 예리한 각의 슬라이더를 자랑하는 야마이 다이스케(주니치, 4승 3패 13홀드 15세이브 평균자책점 1.43)와 최근 선발투수로 전환한 신인왕 출신의 ‘잠수함’ 마키타 가즈히사(세이부, 13승 9패 평균자책점 2.43) 역시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왼손 사이드암 모리후쿠 마사히코(소프트뱅크 2승 5패 24홀드 평균자책점 1.39)도 최근 안정된 경기 운영을 선보여 주목할 만하다.

뒷문을 책임지는 마무리는 세이부의 와쿠이 히데아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오른 팔꿈치 부상을 딛고 올해 1승 5패 3홀드 30세이브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했다. 두 번째 나서는 WBC에서 부담은 한결 줄어들 수 있다. 소프트뱅크의 에이스 셋츠 타다시가 마무리로 기용될 수 있는 까닭이다. 지난해 구원에서 선발투수로 전환한 셋츠는 올해 일본프로야구 간판으로 거듭났다. 특유 싱커를 앞세워 양 리그 통틀어 가장 많은 17승(5패)을 올렸다. 평균자책점도 1.91에 불과했다. 일본야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일본은 선발, 중간에 비해 뒷문이 다소 불안하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 셋츠의 보직 이동이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며 “마무리가 아니더라도 선발, 중간 등에서 충분히 제 몫을 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빼어난 제구에 한국 타자들이 까다롭게 느낄만한 싱커 등의 변화구를 구사해 철저한 사전 분석이 요구된다. 경계대상 1호”라고 덧붙였다.

예상 라인업
1선발 다나카 - 2선발 우츠미 - 3선발 마에다
롱릴리버 - 사와무라, 오토나리, 스기우치, 아사오
셋업맨 - 야마구치, 야마이
좌완 스페셜리스트 - 모리후쿠
마무리 - 와쿠이, 셋츠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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