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이 지난 지금 GM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정책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연말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GM을 위시한 미국 자동차업계를 경제회복의 ‘치적’으로 적극 활용했다. 그러나 그 속사정은 좀 다르다. 미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11월15일자)에서 미국 정부가 가진 GM의 잔여 지분 매각을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고민 중이라고 보도했다.
GM은 올해 여름 재무부가 보유한 지분 중 2억주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사들이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정부가 난색을 표했다. GM 주가가 너무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20일 기준으로 GM의 주가는 주당 24.6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매입했던 주당 53달러보다 절반 이상 낮은 수준이다.
GM은 정부 지분을 하루빨리 모두 거둬들이고 싶어한다. 정부의 경영 간섭으로 고급 인력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거버먼트 모터스’라고 불렸던 달갑지 않은 이미지도 떨칠 수 있다.
대선은 끝났지만 GM 지분은 미국 정부에 여전히 ‘계륵’이다. 유럽 자동차시장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부채위기 여파로 침체에 빠진 데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경제도 성장세가 둔화됐다. 당분간 경기 호전으로 GM 주가가 지금보다 두 배 이상 오르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갖고만 있을 수도 없다. 때문에 시장은 주가가 어느 정도만 오르면 정부가 다소간의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무부는 30달러 이상이면 매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재무차관보를 지낸 필립 스와겔 메릴랜드대 정책대학원 경제학과 교수는 “GM 주가가 수익을 낼 정도까지 오를 수 없다는 것은 미국 정부도 알고 있다”면서 “선거 이후 여론의 관심이 연말 ‘재정절벽’과 세제개편에 집중됨에 따라 정부는 적절한 매각 타이밍을 찾을 것이나, 5억주를 한꺼번에 팔기보다는 조금씩 단계적으로 풀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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