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열린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은 "그동안 남자들이 잘못했던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한국의 정치현실에 대해서 실망의 정치로 반목해왔는데, 이것을 끊는 유일한 길은 헌정 상 첫 여성대통령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미국은 4년 전에 오바마 대통령을 당선시키면서 전세계로부터 최초의 흑인대통령을 탄생시켰다는 찬사를 들었다"며 "우리나라는 런던올림픽 세계 5위, 경제 10위권이지만 여성의 사회참여는 후진국 수준인데 12월 19일 우리나라에서 여성대통령이 나온다면 그것은 세계의 찬사를 이끌어내는 좋은 계기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당대표시절이던 2010년 지방의원 후보공천에 여성을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는 법을 만들었는데, 이 법을 만들면서 제가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이라는 비난도 들었다"면서 "앞으로는 공기업과 일정규모 이상의 상장기업에 여성할당제도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야권은 박 후보를 성토했다. 민주통합당 정성호 대변인은 "박 후보 스스로 본인이 여성임을 강조한 것인데, 박근혜 후보를 '여성' 대통령 후보로 보는 국민은 적다"면서 "박 후보의 정치는 남성성의 정치를 기초로 하며 박 후보는 전체주의적이며 폐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박정희식 정치의 계승자이다"고 말했다.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극단적 남성성의 상징인 일본 사무라이(무사)의 가치를 내면화했고, 그런 정치를 했던 분"이라며 "박 후보는 출산과 보육 및 교육, 장바구니 물가에 대해 고민하는 삶을 살지 않았다. 박 후보에게 '여성성'은 없다"고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박근혜 후보는 박봉과 임금 차별로 힘겹게 일하는 직장여성의 애환을 체험해 본 적도 없고, 가정주부의 삶도 모른다"며 "오로지 공주로서 떠받들어지는 삶만을 살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후보를 규정하는 것은 여성의 정체성이 아니라 공주의 정체성, 귀족의 정체성, 특권의 정체성"이라며 "여성의 삶과 애환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선거 전략으로 '여성'을 들고 나오는 것은 국민기만이며, 여성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 캠프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오랜 정치활동 과정에서 여성을 대변하고 대표해서 활동해오신 것이 있는지 좀 더 되짚어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개봉했던 영화 제목이 생각난다"면서 '단지 그대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를 소개하고 "혁신은 내용으로 이야기해야지 어느 한 사람의 성별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여성 대선후보인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전날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올 대선에 여성후보가 세 분(박근혜, 이정희, 본인)이나 나왔는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여성대통령 탄생이 정치쇄신이다. 새누리당은 여성대통령 탄생이 혁명이다, 이렇게 말했다"면서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여성대통령 탄생이 혁명인 것은 맞는데 심상정이 대통령 되면 혁명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심 후보는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혁명이 아니고 역사의 반역이라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후보는 권위주의 태내에서 태어나 정치적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아보지 않으신 분이며 우리 여성들이 여성의 권리, 여성의 삶을 지키고자 박빙의 인생을 살 때, 그 여성을 억압했던 정치세력의 대표주자"라고 말했다.
◆새누리 "여성후보도 못내면서 해괴한 논리" 반박=강 전 장관은 앞서 MBC라디오에 출연, "박근혜 후보는 여성이기 전에 옛날사람 같다"며 "새누리당 집권 40년 동안 여성정책도 제대로 한 게 없고 여성을 너무나 억눌러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 탄생 가능성이 높아지자 민주통합당은 박 후보에 대해 여성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해괴한 논리를 펴며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그러면서 느닷없이 민주당이 더 여성 친화적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는데 새누리당의 여성 대통령론이 먹히니까 그러는 모양이다"고 반격했다. 그는 "민주당이 아무리 박 후보를 공격한다고 해도 그 당에는 여성 대통령 후보가 없고, 박 후보처럼 여성을 위한 일과 정책을 실행에 옮긴 후보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당이 두 차례에 걸쳐 파산할 뻔한 큰 위기에 직면했을 때 박 후보가 발휘한 헌신적인 리더십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일며 "그런 박 후보이기 때문에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그것이 곧 사회의 혁명적 변화요, 정치의 최고 쇄신이요, 여성사(史)의 신시대 개막을 뜻하는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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