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 있는 한 고기전문점 대표 박모(55)씨는 "돼지고기값이 올 최고치 대비 절반 가량 떨어진 것은 맞지만 이것 한 요인만 보고 가격을 조정하기는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8일 종로구에 있는 한 생고기전문점. 저녁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곳곳에 빈 자리들이 널렸다. 식당 주인들은 돼지고기값이 올 초보다 절반가량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며 불황이라 장사까지 안되기 때문에 판매가격을 내릴 순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돼지고기 도매값이 올 초 대비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떨어졌지만 식당에서는 지난해 돼지고기값 급등 때 1인분에 9000원에서 1만10000원 수준으로 올린 가격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고기값 인상에는 발빠르게 대응했지만 가격하락에는 부동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8일 기준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1kg당 3080원으로 올 1월 5851원이었던 것에 비해 절반 가량 떨어졌다. 그러나 식당들도 할 말은 있다. 가격 급락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며 불황이라 판매가격을 내릴 순 없다는 입장이다.
종로구 관수동의 생고기전문점 대표 오모(67)씨는 "돼지고기값이 떨어졌다고 해도 이를 반영하는 건 한계가 있다"며 이달 매출이 적힌 노트를 직접 보여줬다. 노트에는 지난 2일 매출 80만원, 3일 30만원으로 적혀있었다. 매출이 썩 좋았을 때에는 147만원, 160만원을 오갔다. 그러나 오씨는 식당 꾸리려면 이 정도는 턱도 없는 수준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하루에 250만원씩은 팔아야 유지하는데 이렇게 팔아선 다 적자"라며 "불황이라 손님도 줄었고, 온다고 해도 고기를 예전처럼 먹는 것도 아니라 힘들다. 이런데 어떻게 돼지고기값이 싸졌다고 연동해서 가격을 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종로에서 8년째 고기전문점을 하는 오모(67)씨는 이달 매출이 적힌 노트를 직접 보여주며 "불황이라 손님도 줄었고, 온다고 해도 고기를 예전처럼 먹는 것도 아니다. 이런데 어떻게 돼지고기값이 싸졌다고 연동해서 가격을 뺄 수 있겠나"고 말했다. 노트에는 지난 2일 매출 80만원, 3일 30만원으로 적혀있었다.
원본보기 아이콘우시장 도매상인 이모(50)씨는 "경매에서 부르는 돼지고기 도매값이 3500원(1kg)이다. 여기에 중매 수수료·운송비·해체작업비·세금 등이 붙어 팔 때에는 4500원~5000원 정도 간 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500원은 총 돼지고기 전체에 대한 값이지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삼겹살, 목살 등 특정 부위는 가격이 다르다. 각 식당에서 돼지고기값이 내렸다고 해 서 판매가에 손대지 못하는 것은 아마 특정 부위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원태 농업관측센터 돼지담당 연구원은 "원래 도매시장에 돼지가 10%정도 가고 나머지는 유가공업체로 가는데 최근 유가공업체가 인력 감소하고 자금력을 줄이다보니 도매로 나오는 물량이 13%로 증가해서 돼지고기 가격이 엄청 떨어졌다"며 "농협 축산이나 지역 양돈 농협에서 시장으로 공급되는 돼지를 하루에 2000마리씩 수매 할 예정이며 유가공업체들이 돼지 뒷다리 등 가공용으로 쓸 돼지 2만톤을 지금부터 6개월 동안 비축 할 것으로 예상해 조만간 다시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급 가격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식당 내부적인 요인에서 돼지고기 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다. 비싼 채소값 때문에 돼지고기 가격을 낮추지 못하는 것"이라며 "채소값을 더 받지 않고 돼지고기 가격에서 그 가격의 접점을 찾는 건데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 현상이 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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