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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불통' 학자, "인간 중심의 시각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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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시장경제가 만능인 것은 아니다. 어떤 방법이 인간의 행복을 위해 더 필요한가 하는 인간 중심의 시각을 가져야 한다."

한국 진보 경제학계의 원로인 변형윤(85) 서울대 명예교수가 제자인 윤진호 인하대 교수와 나눈 대담을 대화록으로 펴냈다. 대화록 '냉철한 머리, 뜨거운 가슴을 앓다'는 변 교수의 자전적 회고담인 동시에 현대 한국사를 종단하는 책이다.
1955∼92년 서울대 교수로 재직한 변 교수는 조순 교수와 함께 한국 경제학계의 1세대로 꼽힌다. 그는 국내에 계량경제학을 도입한 선구자인 동시에 반독재 운동에 뛰어 든 '행동하는 지성'이었다. 1960년 4.19 직후인 4월 25일 '학생들의 피에 보답하라'는 구호를 내 건 교수단데모에 참가한 서울대 상과대학 교수는 변 교수가 유일했다.

변 교수는 정권의 강압과 끊임없이 갈등해 왔다. 1970년대에는 독재를 기반으로 둔 박정희 정부의 고도성장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책 속에서는 제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때 평가교수단 일원으로 1967년 2월 보고대회에 참석한 일화가 소개된다. 제 1차 계획 시행 이후 발생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지적하며 장기영 부총리와 설전을 벌이는 장면은 변 교수의 굳건한 일면을 보여준다.

1980년에는 민주화를 촉구하는 '지식인 134 시국선언'등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1980년 중앙정보부 남산 분실에 연행됐다가 강제 해직을 당한다. 1984년 복직하기까지 4년여의 해직기간 동안에는 광화문에 '학현연구실'을 설립해 연구를 계속했다. 그의 영향을 받은 제자들이 소위 '학현학파'로 불리는 까닭이다. 현재 학현연구실은 '서울사회경제연구소'로 이름을 바꾸고 진보적 경제연구단체로 활동중이다.
한편 변 교수는 책을 통해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박정희 시대의 잔재인 고도성장 정책을 추구하려는지 이해가안 된다"며 현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을 던진다. 경제학 속의 '인간'을 되살리기 위해 싸워 온 학자의 삶이 녹아 있는 책이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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