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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주택 품귀 "원룸도 없네, 농가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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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세종시 이전 시작.. 공무원들 내집마련 사연(1)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지난 2주 전 봐둔 원룸은 보증금이 200만원 올랐다."

국토해양부 H과장은 10월정도면 짐을 싸야할 판인데 두 달여간 내려가 봐도 적당한 숙소를 구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가뜩이나 지난 주말 세종시 중개업소를 들러보니 안면을 익혀놓은 대표가 던진 말이 더욱 불안을 가중시켰다.
말로만 들어온 세종시 이전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공무원들의 행보가 빨라졌다. 일주일이 멀다하고 주말이면 집을 구하러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다니기 일쑤다.

H과장은 "국무총리실이 먼저 이전을 시작하는데 거주할 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적잖은 공무원들이 앞다퉈 집을 구하다 보니 일주일마다 보증금이 오른다는 얘기를 듣게 돼 마음만 급하다"고 말했다.

실제 거주해야 할 '실수요자들'이 현장을 누비자 세종시 청사와 5분 거리인 공주시의 한적한 외곽에는 어느새 다세대와 다가구주택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기 시작했다. H과장처럼 세종시 안에 집을 구하지 못한 공무원들을 겨냥해 짓는 주택들이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수요가 몰리며 농가주택까지 임대를 놓고 세를 주는 곳까지 생겨나고 있다.
차라리 세종시 아파트나 오피스텔보다는 차편으로 금방 닿을 수 있는 다세대 같은 주택이 편하다는 얘기도 털어놓는다. 다른 부처 A사무관은 "비좁은 원룸보다 외곽의 좀더 큰 집이 편하다"고 털어놨다.

이렇다보니 공주, 조치원, 대전 유성구 일대 주택 임대가는 폭등 추세다. P공인 중개업소 관계자는 "농가주택이나 일반 다세대 다가구에 대한 문의도 있는데 이는 원룸ㆍ투룸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가격이 급등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전 노은동 원룸은 보증금 300만~600만원에 월세 30만~50만원선이고, 투룸은 보증금 500만~1000만원에 월세 45만~65만원선이다. 신축이나 풀옵션 빌트인 등 조건에 따라 금액은 더 올라간다. H과장은 "폐 농가를 임대로 내주는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여성 공무원들은 또 다른 고민을 하고 있다. 그나마 농가주택이라도 들어가 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보안상의 이유가 작용한다. 귀갓길이나 밤중에는 불안해 외딴 곳에 살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신 젊은 사무관들을 중심으로 하우스메이트와 농가주택에 함께 들어가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한다. A주무관은 "세금 떼고 나면 연봉은 2000만원 가량이다. 생활비도 싸야하는데 이 돈으로는 세종시 주거비를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며 "수선한 농가에 나이대가 비슷한 공무원끼리 쉐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아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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