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신간 '박원순의 응원'은 청소년들에게 건네는 박 시장의 위로이자 조언이다. 청년들의 멘토로 떠올랐던 박 시장이 '아이들'에게 눈을 돌린 것이다. 문화평론가 권경률이 묻고 박 시장이 답하는 대화 형식을 취해 각 장마다 화제가 분명히 드러나도록 구성해 읽기가 쉽다. 박 시장이 걸어온 이채로운 인생 이력 또한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박 시장은 잘 나가는 변호사에서 인권운동가로 돌변한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들려준다. 선배였던 조영래 변호사가 폐암으로 세상을 뜬 뒤 박 시장은 변호사를 그만두고 미국과 유럽에서 공부를 하고 기부문화를 배운다, "이후 나는 두 번 다시 부자로 돌아가지 않았다." 박 시장은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으로 우선 '나눔'을 꼽는다. 그 다음은 '상상력'이다. 상상력은 청소년기의 큰 고민 중 하나인 진로와 이어진다. 기존에 있던 직업을 택하고 정해진 길을 따라 갈 필요는 없다.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일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 박 시장의 이야기다. 인터넷과 휴대폰으로 24시간 연결돼있는데도 오히려 소외 현상이 뚜렷한 아이들을 향해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실제로 10대 청소년들이 박 시장의 '응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어떤 대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세대 차이와 상투성도 있다. 그러나 박 시장이 살아온 삶과 그가 강조하는 가치의 맞물림은 꽤나 단단하다. 한편 책 말미에 실린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전문은 꼼꼼히 읽어보길 권한다. 인권조례의 내용은 긴 말 필요없이 그 자체로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근미래를 알려준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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