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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 신간 에세이집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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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 작가 인터뷰 '청춘아, 네게 기회를 줘'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직장인의 성실함'으로 한 달에 10편 이상씩 써낸 에세이가 모여 한권의 책으로 태어났다. 지난 7월 소설책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7시 조찬모임'을 내놓은 백영옥 작가의 신간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의 이야기다.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나이'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썼다. '누군가를 늘 새로 만나고 또 떠나보내는 데 익숙해져야만 하는 나이. 옛 가족을 떠났으나 새 가족은 이루지 못한 나이. 자신이 얼마나 반짝이는지 알 리 없는 나이, 그래서 불안하고 불길하고 말할 수 없이 고독해지는 나이'. 백 작가는 "청춘이란 아무리 열심히 씨앗을 뿌리고 물을 줘도 싹조차 구경하기 힘든 시기"라며 "나 역시 실패만 거듭하는 청춘을 지나왔기 때문에 다시 돌아가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신춘문예에 도전한 지 13년 만에 등단한 백영옥 작가는 직장인으로 산 세월이 소설가로 산 세월보다 더 길다. 거쳐간 직업도 다양하다. 원고지 1매 짜리 광고카피를 쓰는 카피라이터부터 8매 짜리 북 리뷰를 쓰는 인터넷서점 직원, 30매 짜리 인터뷰 기사를 쓰던 패션지 에디터로도 일했다.

그 시간동안 그녀는 소설을 읽는 대신 요리책이나 연애 상담서를 읽었고, 소설을 쓰는 대신 소설의 리뷰를 썼다. 소설가가 되는 대신 소설가를 인터뷰했다. 백 작가는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 대신 다른 일을 하는 인생도 나쁘진 않았다"면서 "일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글을 쓰고 싶다'는 근원적인 결핍은 채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한밤중 부엌 탁자에 앉아 소설을 썼다. 낮의 피곤 때문에 한 문장을 쓰는 동안 오타가 세 개나 나오더라도 소설쓰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야만 자꾸 멀어지는 꿈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낼 수 있다고 믿었다.
백영옥 작가

백영옥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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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작가는 "독자들로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부모님이 원하는 일이 다른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곤 한다"며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꿈이라면 과감하게 자신에게 기회를 주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만약 아직까지 등단하지 못했더라도 자신은 여전히 직장에 다니면서 한밤중에 소설을 쓰고 있을 것이라면서.
그녀는 "후회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첫째는 저지르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고 둘째는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것"이라며 "전자는 적어도 실패의 흔적이라도 남지만 후자는 한(恨)밖에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은 성장의 계기로도 작동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작가는 "어떤 종류의 후회를 할 것인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며 "어떤 선택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지를 놓고 고민해보라"고 당부했다.

이 책의 제일 마지막 에세이에는 '불행해지지 않는 쪽이 아니라 결국 행복해지는 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백 작가는 "행복을 선택하려면 제일 먼저 '내가 누구인지'알아야 한다"며 "행복은 미래로부터 오는 게 아니라 내가 행복함을 느끼는 구체적인 순간들을 끊임없이 축적해가는 데서 온다"고 덧붙였다.

이번 에세이집에는 2010년부터 2년간 꾸준히 연재해온 에세이 중에서 32편을 골라 실었다. 소설을 쓰는 틈틈이 쉬지 않고 에세이를 쓰는 게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백 작가는 "오히려 작업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서 좋았다"고 답했다. 에세이를 쓸 때 소설집필로 인해 생긴 긴장감이 이완된다는 것이다.

백작가는 "소설은 내가 하나의 세계를 완벽하게 창조해야 하는 작업이라면 에세이는 책이든 영화든 본래의 텍스트에 대한 내 관점과 생각, 태도를 보여주는 일"이라며 "소설을 쓰는 게 훨씬 힘든데 그럴 때마다 에세이를 쓰면서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세이집에는 작가가 좋아하는 영화, 음악, 그리고 도시와 동네 이야기들이 빼곡하다. '봄날의 간다', '멋진 하루',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과 루시드 폴의 음악 등에 대해 쓴 에세이에는 작가의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백영옥 지음/웅진지식하우스/값 1만3800원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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