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부자동네의 대명사 강남은 집값 비싸고, 지방 도시에는 하나도 있을까 말까 한 대형 백화점이 몰려 있고, 고액 과외를 비롯한 온갖 돈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이다. 실제 주민들의 소득 수준을 보면 여기보다 높은 곳도 있겠지만 '강남'이 가지는 상징성이 그렇다는 것이다. 한 케이블TV에서 방영 중인 '청담동(강남의 중심지) 살아요'라는 제목의 드라마는 그 제목만으로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과거야 어떻든 지금의 강남은 부의 상징이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요즘 아이들은 나름의 '강남스타일'에 익숙해있다. 스타일이란 먹고, 입고, 듣는 환경에 따른 일종의 문화를 일컫는다. 그런 면에서 강남 아이들 문화는 좀 다르다. 먹고, 입고, 듣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동네 은행이 그렇다. 광화문이나 여의도처럼 기업이 많이 몰려 있는 곳의 은행 지점 간판은 대부분 '기업금융센터'라고 써 있다. 그렇다면 강남은? '유학이주센터'다. 강남 백화점은 8월 세일 주제도 다르다. '유학 가는 자녀를 위한 특별상품전'. 9월에 시작하는 외국 학제에 맞춘 이벤트다.
심지어 강남 지역 유명 점쟁이의 주요 분야(?)는 유학 간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여부를 맞춰 주는 것이란다. 환경이 이러니 강남 아이들에게 조기 유학은 자연스러운 일일 뿐이다. 그래서인지 밤낮없이 불야성인 강남 학원가도 여름방학 때는 쉬는 곳이 많다. 조기 유학을 안 가면 외국 캠프나 단기 과정에라도 등록해 출국하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유치원생들이 자동차 이름 맞추기 게임을 하니 외제차 일색이고, '이모님'이라는 호칭은 가사도우미를 일컬을 때 더 익숙하다. 오죽하면 강남 지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잡지의 커버스토리 주제가 '집값 내린다는데, 내 용돈 괜찮나?'란다!
강남에는 왕릉도 있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도서관도 있고, 100년 묵은 소나무도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강남스타일이란 이러한 역사와 문화적 특색을 뜻하는 것이면 좋겠다.
조미나 IGM(세계경영연구원) 상무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