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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C CEO, 삼성·애플에 혼나고 직원에게 편지보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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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실적 부진으로 허덕이는 대만 스마트폰 제조업체 훙다국제전자(宏達國際電子ㆍHTC)의 저우잉밍(周永明) 최고경영자(CEOㆍ59ㆍ사진)가 최근 직원들과 소통에 나섰다. 스스로 실수를 인정하며 내부 소통 강화로 새로운 기회 잡기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2009년만 해도 HTC는 스마트폰 부문에서 삼성전자보다 시장점유율이 높았다. 당시 HTC는 시장점유율 4.6%, 삼성은 3.3%였다. 애플에 이어 업계 4위를 차지한 HTC는 새로운 스타 기업이라는 평까지 들었다.
1997년 출범한 HTC는 2006년 자사 상표로 전화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쟁사들보다 먼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윈도 모바일'과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받아들여 시장에서 앞서갔다. 구글의 첫 레퍼런스폰(스마트폰 제조업체와 앱 개발자에게 기준이 되는 휴대전화) '넥서스'도 HTC가 제작했을 정도다.

지난해 초반만 해도 HTC는 미국 내 안드로이드폰 점유율에서 가장 앞섰지만 이후 갤럭시 시리즈를 앞세운 삼성에 추월당하며 추락하기 시작했다.

올해 2ㆍ4분기 HTC는 스마트폰 세계 시장점유율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야심차게 선보인 '원'이 시장에서 외면 받은 탓이다. 3분기 매출은 2분기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는 연초 대비 50% 빠졌다.
HTC의 부진은 마케팅과 연구개발에서 뒤진 결과다. 최근에는 한국 사무소마저 철수시켰다. 상황이 악화하자 저우는 최근 직원 1만6700명 앞으로 보낸 메모에서 "시장과 업계의 소문에 흔들리지 말라"고 주문했다. 직원들 사이에 확산될 수 있는 패배의식을 예방하고 다시 뛰어보자고 독려하기 위함이다.

저우는 "HTC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여전히 강자"라며 "잠시 변화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직원들 사기 진작에 나섰다.

그는 "과거 HTC가 빠른 판단과 행동으로 급성장했지만 최근 2년 간 그러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전략적으로도 방향을 못잡았다고 인정했다.

저우는 직원들에게 해법을 제시했다. "유행에 부합하는 적절한 목표를 우선시하고 제품 품질을 향상시키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내부 소통 강화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이다.

저우는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 새로운 활력을 모색할 생각이다. 그는 "중국과 인도 같은 신흥시장 공략으로 미국ㆍ유럽에서 겪고 있는 열세를 상쇄하겠다"면서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떨쳐버릴 수 있는 새 전략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HTC에 이는 그리 간단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다. ZTEㆍ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이미 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다. HTC는 아이폰, 갤럭시S 같은 대표 브랜드가 없는데다 중국 업체와 겨룰 수 있는 저가 제품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1997년 왕쉐훙(王雪紅) 회장과 함께 HTC를 설립한 저우가 CEO 자리에 앉은 것은 2004년이다. 하버드 대학 출신으로 '대만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저우는 사내에서 영어와 중국어를 공용어로 쓰도록 조치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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