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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 'K리그의 품격'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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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 'K리그의 품격'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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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최근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이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철없는 소년 같던 40대 남자들이 각자의 연인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자 신사로서의 품격을 갖춘다는 내용이었다.

빗대어 표현하자면 '라이벌의 품격'을 보여줄 경기다. FC서울과 수원 삼성이 18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28라운드를 치른다.
K리그와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더비전이다. 두 팀은 K리그 최상의 전력을 자랑한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 쾌거 이후 처음 벌어지는 K리그 경기란 의미까지 더해진다. 한국 축구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한 맞대결이다.

'품격'이란 단어를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매치. 이를 뒷받침하는 요소는 하나 더 있다. 두 팀은 라이벌로서의 품격을 보여줘야 한다. 경기 자체에서도 K리그 최고 빅 매치다운 품격을 선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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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라이벌의 품격'을 보여준다
리그 선두를 질주 중인 서울. 최근 슈퍼매치 전적은 좋지 않다. FA컵 포함 5연패다. 4경기에선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이번에도 지면 라이벌이란 단어 자체가 쑥스러워진다. 지난 6월 FA컵 16강전에서는 상처도 입었다. 0-2 패배 뒤 흥분한 서포터에 구단 버스가 한 시간 가량 가로막히는 봉변을 당했다. 팬들의 마음을 달래고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선 무조건 이겨야 한다.

키는 역시 '데몰리션 듀오' 데얀-몰리나가 쥐고 있다. 데얀은 최근 8경기에서 9골을 넣었다. 몰리나도 6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5골 3도움)로 서울의 상승세에 부채질을 했다. 둘은 33골로 서울 전체 득점의 ⅔를 책임졌다.

데몰리션 듀오의 활약은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데얀과 몰리나마저 침묵하면 공격에서 해법 찾기가 어렵다. 하대성, 고요한, 김진규 등이 주중 A매치를 치르고 와 체력적 부담이 있고, 수원에 강했던 정조국도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터라 더욱 그렇다.

특히 데얀은 유독 수원만 만나면 맥을 못 췄다. 2008년 서울 유니폼을 입은 뒤 11차례 슈퍼매치에서 고작 한 골을 넣었다. 서울이 그동안 수원 골문을 열지 못한 근원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조차 "데얀이 큰 경기에 다소 약하다. 평소의 70% 정도만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할 정도다. 데얀으로선 2010년 4월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도움 해트트릭'으로 3-1 승리를 이끌었던 기억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사상 최초 K리그 득점왕 2연패에 도전하는 공격수의 '품격'을 과시하는 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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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강호의 품격'을 보여준다

강팀 수원에게도 그림자는 있다. 서울보다 크게 떨어지는 리그 성적이다. 여름 들어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7월 초 무득점 3연패(11실점)란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K리그 전통 강호로서의 자존심은 땅에 떨어졌었다. 순위는 4위로 주저앉았고, 선두 서울과의 승점 차는 10점으로 벌어졌다.

설상가상, 이번 경기엔 서정진, 오범석, 에벨톤C 등 주전들이 경고 누적으로 대거 결장한다. 올림픽에서 돌아온 수문장 정성룡도 출장이 불투명하다. 슈퍼매치 5연승만으로 라이벌전 승리는 자신할 수 없게 됐다.

위기에서 스테보는 선봉에 선다. 데얀과는 정반대다. 슈퍼매치 3경기에서 연속 골을 넣으며 '서울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윤성효 수원 감독도 활약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의 조력자가 될 라돈치치도 칼을 갈고 있다. 지난 FA컵 16강전 맞대결에서 부상을 당해 최근에야 복귀했다. 골로 제대로 된 앙갚음을 실현하겠다는 각오다.

팀 전체로 볼 때 라이벌전 승리는 그동안의 부진을 상쇄시켜줄 좋은 무기이자, 후반기 선두 대추격의 동력이 될 수 있다. 그간 끊이지 않았던 서포터스의 비난과 윤 감독의 경질설까지 잠재울 수 있다. 윤 감독은 "서울전을 발판삼아 선두권으로 올라가겠다"라며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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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매치, '라이벌전의 품격'을 보여준다

서울-수원전은 K리그 뿐 아니라 한국 프로스포츠 최고의 빅 매치로 인정받는다. 명성을 다시 한 번 드높일 방법은 역시 최다 관중 기록 경신. 분위기는 순조롭다. 경기가 펼쳐지는 장소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다. 역대 단일경기 최다 관중 1~8위 기록이 모두 이곳에서 쓰였다. 그 중 서울-수원 맞대결은 최고의 흥행카드였다. 최근 K리그 네 차례 맞대결 평균 관중은 무려 45928명이다. 역대 최다 관중 3~5위도 서울 홈에서 열린 슈퍼매치였다.

빼놓을 수 없는 호재도 있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로 축구에 대한 열기가 한껏 오른 가운데 열리는 첫 K리그 경기다. 동메달의 주역이자 서울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기성용이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과 함께 친정을 방문하기도 한다. 이에 발맞춰 서울 구단 측은 다양한 팬 서비스를 준비했다.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인 6만 747명(2010년 5월 5일 서울-성남) 경신이 기대되는 이유다.

슈퍼매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치열함을 자랑한다. 승리를 향한 열망과 박진감이 차고 넘친다. 골을 넣기 위해 자신이 가진 기량을 전부 쏟아내고, 상대 슈팅엔 몸을 날려 막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각 팀 팬들은 물론 제3자들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최대 라이벌전만이 보여줄 수 있는 K리그의 진수이자 미덕이다.

때론 그 치열함이 독이 되기도 한다. 격렬한 몸짓에 심각한 부상자가 발생하고, 지나친 승부욕으로 몸싸움도 벌어진다. 흥분한 일부 서포터스가 난동에 가까운 사건을 일으킬 때도 있다. K리그 최고의 경기답지 못한 모습이다.

두 팀 감독 모두 이를 경계하고 있다. 최 감독은 "이런 현상이 계속 이어져서는 안 된다. 스포츠의 의미가 퇴색된다. 많은 꿈나무들을 위해서라도 모범적인 경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감독 역시 "라이벌전에서 감정이 앞서면 안 된다. 선수들에게 페어플레이를 항상 강조한다. K리그를 이끌어가는 양 구단인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공히 최고 라이벌전다운 제대로 된 품격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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