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발표된 중국의 공업생산, 수출, 은행 대출 등이 모두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중국 정책 당국자들과 연계된 중국 정부 산하 싱크탱크의 학자들은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시중에 상당한 자금을 경기부양을 위해 투입했으며, 기준금리 인하 등 여러 부양 조치의 효과를 지켜본 뒤에 추가적인 부양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경기 부양 조치가 투자자들의 생각보다 천천히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의 사정이 심각하지 않다는 낙관적인 분석 외에도 중국 정부가 추가적인 경기 부양 카드를 미룰 것으로 예상하는 데에는 부동산 거품이 다시 일어날지 모른다는 우려 역시 크게 작용하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류위후이 금융연구소 소장은 "중국 정부는 지금 딜레마에 놓여 있다"며 "대출 금리를 낮출 경우 기업들의 금융 비용을 낮춰줄 수 있지만 동시에 부동산 가격 통제력이 약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조치가 부동산 버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는 셈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루팅 이코노미스트 역시 비슷한 의견이다. 그는 "추가적인 경기 부양 조치는 부동산 가격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주택 가격에 대한 정치적인 고려를 하고 있기 때문에, 빅뱅식의 경기 부양책은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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