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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곡물값..유통망 확보에 나선 정부 '함흥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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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곡물값..유통망 확보에 나선 정부 '함흥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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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제 곡물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밀, 옥수수, 콩 등 너나 할것 없이 모든 품목이 급등하고 있다.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달리 손 쓸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농산물 인플레이션(애그플레이션) 우려가 더욱 커졌다.

이 같은 현상이 2~3년을 주기로 매번 반복되자 정부가 지난해 초부터 곡물을 현지에서 직접 들여오겠다며 유통망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이 사업을 추진한 지 1년 반이 넘도록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3일 농림수산식품부와 aT(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4월 미국 시카고 현지에 세운 곡물회사 'aT 그레인 컴퍼니'를 통해 지금까지 국내로 들여온 곡물은 콩 1만1000t이 전부다.

국제 곡물 유통은 카길, ADM, 루이스드레피스, 벙기 등 4개 메이저 회사가 장악하고 있다. 이들이 전세계 곡물 수요량의 90%를 유통하고 있다. 이들을 통하지 않고 곡물을 수입하기는 쉽지 않다. 가격도 이들 메이저 회사가 좌지우지한다.

정부는 이에 대응하려고 2011년 4월 삼성물산, 한진, STX 등 민간 3사와 투자협약을 맺고 '곡물조달시스템'을 가동했다. 카길 등 곡물메이저의 손을 거치지 않고 현지 대형농장과 직거래해 저렴한 가격에 곡물을 들여오겠다는 계획이었다. 'aT 그레인 컴퍼니'를 설립한 것도 이 시기다.
당시 정부는 2015년까지 연간 수입곡물 1400만t 중 400만t을 현지 직거래 방식으로 도입하고, 사업 첫해인 2011년 콩 5만t, 옥수수 5만t을 각각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곡물조달 시스템을 통해 도입된 곡물은 콩 1만1000t이 전부다. 올해 도입 계획량은 92만t(콩 7만t, 옥수수 75만t, 밀 10만t)이지만 한 해의 절반이 지난 현재까지 수입 실적은 제로(0)다.

더 심각한 것은 이 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시설을 하나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엘리베이터는 곡물을 저장ㆍ선별ㆍ유통하는 종합시설로 위치에 따라 산지ㆍ강변ㆍ수출 엘리베이터로 구분된다. 엘리베이터를 확보해야 곡물의 직접 유통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10기의 산지 엘리베이터와 수출 엘리베이터 시설 지분 30%를 확보했어야 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엘리베이터는 전무하다.

2015년까지 곡물조달시스템에 1200억원의 예산이 투자될 예정이고 지난해 200억원, 올해는 442억원이 책정됐다. 그러나 작년과 올해 현재까지 사용된 사업비는 20억원 남짓에 불과하다. 올 들어 국제 곡물값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곡물조달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메이저 유통업체들이 거의 대부분의 엘리베이터를 장악하고 있어 현재 M&A 등의 방법으로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사업 특성상 단시간내에 성과를 내기는 힘들고, 성공적인 사업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대안을 갖고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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