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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의 경기부양책 왜 안 먹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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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막대한 자금을 경기 부양에 쏟아 넣었지만 성과는 좋지 않았다. 미국의 경제 성장세나 고용상황 역시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자율 결정에 관한 주요한 원칙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테일러 준칙(taylor rule)의 창시자 존 테일러 스탠포드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단기적인 경기 활성화 대책이 높은 실업률과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지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테일러 교수는 2008년 경제위기 이전 최악의 경기침체로 꼽혀왔던 1981~2년 이후 미국 경제는 5.9%의 왕성한 회복세를 보이는데 반해 현재는 2.4%의 부진한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원인으로 예측 불가능한 경제 정책을 들었다.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 일시적인 세금 감면,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통화정책 등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경제 상황을 예측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재정정책 문제와 관련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모두 접근방법은 다르기는 했지만 전통적인 케인스주의의 경기 부양 정책을 채택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연구결과 두 행정부의 재정정책은 모두 실패했다고 평했다. 2008년 부시 행정부가 취한 대규모의 세금 감면 정책은 경제에 어떠한 자극도 주지 못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세금 감면 및 공공지출, 사회간접자본 건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8000억달러짜리 경기부양책을 내놨지만 이 역시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실패한 채 공공 부채만 늘렸으며, 세제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만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에 따르면 일시적인 소비 부양책의 경우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가계들이 경기부양책을 통해 들어온 자금을 소비로 쓰기 보다는 저축해버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재정정책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연방정부가 사회간접자본을 늘리기 위해 예산을 주정부에 배정해도, 주정부는 앞서 차입금으로 진행하려던 사업에 이 자금을 집행해버리고 새로운 투자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자신의 저서(First Principles: Five Keys to Restoring America's Prosperity)에서 1980년 미국 경제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새로 취임하게 된 도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제안한 경제 정책에 관한 메모 내용을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당시 레이건 대통령에게 제출했던 경제정책에 관한 메모 내용과 2008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 당시 그의 보좌진들이 작성한 메모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의 경우에는 전략적이며 정책의 예측성에 초점을 맞춘 세금, 통화정책, 규제정책인 반면 오바마 대통령이 받아본 보고서는 단기적인 내용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단기적이고 예측가능성이 떨어진 이유는 여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FRB가 벌이고 있는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양적완화 정책의 경우 잘해야 시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정책이 될 것이고, 나쁠 경우에는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안겨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적완화 등을 통해 시장이 맞아야 할 상당부분의 역할을 FRB가 떠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2011년의 신규 부채의 77%를 FRB가 사들였다. 그 결과 FRB는 물가, 화폐 그리고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양적완화의 존재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트레이더들은 FRB가 개입을 할 것인지, 한다면 언제인지를 가지고 투기를 하게 되는데 이는 결국 기업의 실적을 반영해야 하는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안겨주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FRB는 장기적인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만을 추구해야 하고, 고용상황 개선 등에 대한 책임을 벗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침체 및 높은 실업률을 안겨준 주택시장의 거품은 2003~5년 사이에 장기간 저금리 정책의 결과물인 점을 지적하면서, FRB가 고용 문제에 대해서까지 책임지려 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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