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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안철수의 실험과 대중의 능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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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박근혜 같은 독재 잔재들을 불살라버려야 한다." "전직 대통령에 기대는 박근혜ㆍ문재인은 절대 안 돼, 무조건 안 돼."

본지가 26일자 지면과 온라인에 실은 '정치문법 바뀌는 대한민국..안철수發(발) 정치실험'이라는 기사에 달린 수 백 개의 댓글 가운데 일부다.
기사의 요지는 '유력 인사가 전통적 방식의 권력투쟁을 거치지 않고 대중과의 소통으로 대권 도전 여부를 결정하는, 대중의 능동성이 중심이 되는 정치실험이 안철수로부터 시작됐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으로 '대중의 능동성'은 즉각 확인됐다. '안철수발 실험'이 실험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관측은 설득력을 얻었다.

동시에 우려가 커진다. '안철수로의 결속'에 담긴 일방성, 즉 경도된 반응 탓이다. 댓글의 흐름은 대체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지지ㆍ옹호하고 시대의 등불 쯤으로 치켜세우다가 이따금씩 여기에 반하는 의견이 나오면 헐뜯는 식이다.
서두에 언급한 댓글이 단적인 예다. 이해는 된다. 기자가 취재 과정에서 접촉한 전문가들은 한 명도 빠짐 없이 기성 정치권에 대한 대중의 혐오를 '안철수 현상'의 대전제로 꼽았다.

여당 대선주자들의 지리한 네거티브 공방, 제1야당의 원내대표 방탄 논란, 진보당의 혼란을 보면 그러고도 남을 만하다. 포털 사이트 '댓글란'은 편향성과 경향성이 인정되는 자유로운 공간이어야 한다는 데도 공감한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다. 이렇게 묻고 싶다. 우리가 원하는 게 '안철수'라는 인물 자체인가, 아니면 그가 말하는 합리ㆍ균형ㆍ새로움의 가치인가.

대중은 이런 가치를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면 특정인이 아닌 그 누구라도 안착할 수 있는 기반이 돼야 하지 않을까.

'안철수의 생각' 대담자인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는 인터넷이나 SNS로 표출되는 의견을 안 원장의 대선출마 판단 기준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대중이 언제나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결집한 대중이 이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맹목적인 집단이 될 위험도 있다. 대중의 능동성이 중요해진만큼 '능동의 오류'도 경계해야 한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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