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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흡연구역인줄 알았는데 벌금 10만원 내라고?"

최종수정 2012.07.04 16:00 기사입력 2012.07.0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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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금연공원 흡연 단속 첫 날... 곳곳에서 혼선 빚어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금연을 둘러싸고 단속반원과 흡연자의 실랑이가 점입가경이다. 서울시 자치구들은 보행 및 공원 내 흡연과 관련, 6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쳐 7월부터 일제 단속에 들어갔다. 이에 곳곳에서 혼선과 마찰이 속출하고 있다.

"담배 한대 피웠다고 10만원씩 물다니.우리가 범죄자도 아니고..."
2일 서울 중구 저동 어린이공원 인근에서 흡연을 하다 적발된 박무일(56ㆍ남)씨는 다짜고짜 불만을 터뜨렸다. 수긍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모습은 공원 내 흡연과 보행흡연, 지정된 장소외 지역에서의 흡연 등 단속대상이 이뤄지는 곳마다 아주 흔한 광경이다. 단속에 걸린 흡연자들은 무조건 억울하다는 심경만 드러내는게 보통였다.

흡연 단속 이후 혼선도 비일비재하다. 저동 어린이공원 인근 흡연자들은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 했다. 심지어 공원이 금연공원으로 지정된 사실조차 모르는 흡연자들도 많았다. 때문에 흡연자와 단속원간에 거친 고성이 오갔다.

직장인 임경학(31ㆍ남)씨는 "이 곳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디가 금연지역이고 어디가 흡연지역인지 모를 것"이라며 "나도 방금 단속 공무원에게 흡연구역이 어디냐고 물어 봐서 알았다"고 말했다. 양순구(54ㆍ남)씨 역시 "제대로 된 표지판 하나없이 별안간 들이닥쳐 단속하고 과태료를 내라 하니 억울하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실제로 금연구역과 흡연구역 구분이 모호한 곳이 많았다. 단속원들조차 빨간색 보도블럭 지역이 금연구역, 하얀색 보도블럭 지역이 흡연구역이라고 구분할 정도였다. 사정이 이러니 현장 단속반원조차 쩔쩔매는 모습도 보였다. 현장에선 단속원들에게 "여기서 담배 피워도 되요?"라고 묻는 시민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어린이공원 인근에는 금역구역과 흡연구역이 불과 10m 내에 공존하는 곳도 있다. 때에 따라서는 몇 걸음을 사이에 두고 단속 대상이 돼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인제대 백병원 뒤쪽과 을지로입구역 파인에비뉴 빌딩 주변은 흡연공간이 협소한데다 바로 옆으로는 보행로가 있어 흡연자들이 혼란스러워했다.

혼선과 마찰이 이어지가 지자체들은 단속과 추가적인 홍보 및 계도를 병행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단속에 현장에 나와 있던 김형철 중구청 보건행정과 건강도시팀 주임은 "계도만 지속하고 단속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책 시행의 의미가 무색해진다"며 "그렇다고 무자비하게 단속 위주로 현장점검을 하는게 아니라 관심을 갖고 동참하도록 유도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구 보건행정과 관계자도 "실제 시행해보니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며 "현실과 맞지 않거나 개선할 부분을 집중 점검해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 저동 어린이공원 입구에 금연공원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 저동 어린이공원 입구에 금연공원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 파인에비뉴 빌딩 인근에 금연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이 표지판 5m 전방에 흡연장소가 마련돼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사진은 표지판 앞 흡연장소에서 흡연자들이 모여 있는 모습. 표지판과 흡연공간은 중구청 요청으로 빌딩 측에서 마련했다.

▲ 파인에비뉴 빌딩 인근에 금연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이 표지판 5m 전방에 흡연장소가 마련돼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사진은 표지판 앞 흡연장소에서 흡연자들이 모여 있는 모습. 표지판과 흡연공간은 중구청 요청으로 빌딩 측에서 마련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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