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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열매 따자,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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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일군 성과, 200% 활용 외치는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

8년을 기다린 로드맵, 이제 60% 완성
순한 외교 이젠 끝, 통상 체결국에 세게 나갈 때
젊은 층, 부정적인 시각은 안타까워


[대담=백우진 정치경제부장]"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FTA는 어느 정도 완성된다. 이제는 기존 FTA가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따지면서 통상에 대해 공세적인 자세를 취할 때다."
박태호(60·사진) 통상교섭본부장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FTA 체결국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처럼 특허나 덤핑판정 등과 같이 잘못된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일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위해 통상법 전문 조직을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본부장은 "수출업체 외에 소비자도 FTA로 이득을 보도록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사직로 집무실에서 박 본부장을 만났다.

- 중국과 FTA협상이 시작됐다. 한국의 전체 FTA로드맵은 현재 어디까지 왔나.
"2004년에 한국의 전체적인 FTA 로드맵이 그려졌다. 로드맵에서 제일 중요한 기준은 경제적인 요인이었다. FTA가 정치적으로 간단치 않은 의미를 갖지만 결국 FTA로 인해 얼마만큼 이익을 얻을 수 있는가를 따지는 게 중요했다.
당시 단기·중기·장기 등 세단계로 나눠 FTA를 추진키로 했는데 가장 먼저 목표로 했던 일본과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중기에 속해 있던 미국이나 유럽과 먼저 협상이 마무리 됐다. 지금은 3분의 2 정도를 지났다고 본다. 장기적인 목표로 삼았던 중국과 FTA를 체결한다면 어느 정도 완성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중FTA 협상을 시작한 후 2004년 중단했던 일본과도 FTA 협상을 물밑에서 논의중이다.
"FTA협상에 임하는 일본의 태도가 예전과 달라졌다. 몇년 전까지 협상 테이블에 자국 내 경제상황에 어두운 외교관만 왔다. 그만큼 협상에 큰 관심이 없었다는 거다. 반면 이제는 다른 경제부처 관료와 함께 오면서 솔직한 얘기를 서로 많이 한다. 최근 전 주한 일본대사가 FTA문제로 다녀갔다. 특정 시기를 못 박고 협상을 재개하고 타결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건 아니지만 다른 FTA와 마찬가지로 여건이 된다면 언제라도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는 어떻게 대응하는가.
"TPP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간 구체적인 논의가 오간다면 언제든지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는 현재 TPP에서 논의중인 대부분 국가와 이미 FTA를 체결한 상태다. TPP가 실효서 있는 수준에서 체결된다면 개별국가들과 FTA협정을 이행하는 것보다 더 수월한 측면이 있다. 원산지 인정이 훨씬 수월해지는 게 단적인 예다. 다만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의 사정상 논의를 제대로 하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협상에 앞서 개성공단을 무관세인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했다.
"중국은 북한경제가 자립하는 게 자신들에게도 부담이 적다. 우리가 북한을 국제무대로 끌어내기 위해 FTA를 했듯 개성공단 생산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과 중국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다른 FTA와 달리 개성공단이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

남북간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은 미국과 유럽(EU), 칠레를 제외한 FTA에서는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기업이 개성공단에서 만든 제품을 수출할 때 한국산으로 인정받아 관세혜택이 가능한 것이다. 이는 노무현 정부 당시 전 세계를 상대로 동시다발적인 FTA 협상에 나선 배경중 하나다. 개성공단을 넓혀 북한을 국제무대로 이끌어내겠다는 게 당시 정권의 판단이었다.

박태호 본부장은 "7월 후 유럽과 위원회를 열고 개성공단을 인정할지를 논의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지만 현재 남북관계, 북한의 핵문제 등이 얽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FTA를 체결한다면 통상교섭본부의 역할은 끝인가.
"터키나 러시아, 베트남, 중남미 국가 등 아직 FTA 협상할 여지가 많이 남았다. 또 중요한 건 발효된 FTA를 잘 관리하는 일이다. 그동안 FTA를 위한 협상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기존 FTA가 얼마나 잘 작동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나아가 국가간 거래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적극 문제를 제기하면서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도 통상교섭본부가 할 일이다. 이밖에 마찰이 생기면 풀어주고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진 개별 국가의 상황이나 사정을 반영해야 한다. 통상교섭본부를 통해 정부 차원의 대화채널을 유지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그는 아세안을 통해 한국과 FTA가 체결된 인도네시아의 사례를 들었다.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가 당초 협상대로 관세를 낮추지 않았고 이로 인해 한국기업이 관세혜택을 받지 못했다. 박 본부장은 "특별법을 만들어 당시 거래에 대해 소급적용하는 방안을 인도네시아와 협상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FTA를 더 적극 활용할 여지도 큽니다." 박 본부장은 "현재 한국과 FTA가 발효된 45개 국가가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경제비중이 60%인 데 비해 우리나라의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불과하다"며 "현재 FTA파트너들과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호 본부장은 학생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FTA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많은 데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는 그래서 단순히 '개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기보다는 청년고용 측면을 부각한다.

"FTA를 통해 전 세계를 잇는 허브국가가 되면 밖으로 나갔던 한국기업은 물론 외국기업이 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그만큼 생산기지가 늘어나 한국의 청년에게 일자리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한다.



정리=최대열 기자 dychoi@
사진=양지웅 기자 yangd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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