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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첨단기술주 시장'이 코스닥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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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기업공개(IPO)를 한 페이스북은 그 규모(184억달러)뿐만 아니라 어느 거래소에 상장할 것인가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의 치열한 애정공세 끝에 페이스북은 결국 나스닥의 품에 안겼다.

페이스북이 나스닥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미국 언론은 '기술주'로서의 이미지를 고려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인 애플, 세계 최대 검색업체인 구글 등 첨단 기술주들이 상장돼 있는 나스닥 시장이 자신들의 기업이미지 및 브랜드 파워에 도움이 된다는 계산인 것이다.
나스닥이 뉴욕증권거래소와 수평적인 관계에서 특화된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러한 기술주 시장으로의 특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첨단기술주 시장'이라는 시장이미지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의 블루칩 종목의 유치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첨단기술주 시장이라는 시장정체성이 강화되는 선순환으로 이어진 것이다.

우리의 경우 코스닥시장은 1996년 7월 개설된 이래 혁신형 벤처기업에 대한 직접금융 지원 등 신성장 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러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최근 코스닥시장은 지수가 4년째 500선 박스권에서 정체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코스닥시장에는 횡령ㆍ배임 등 건전성 문제, 기관 및 외국인의 시장참여 저조, 개인 위주 시장으로의 고착, 상품지수 구성 곤란 및 헤지수단 부재, 기업정보제공 미흡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얽혀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일련의 악순환 고리를 형성해 코스닥시장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중소ㆍ벤처기업 위주의 시장이다 보니 이들 기업만으로 구성된 지수는 매년 구성종목의 절반가량이 변경되는 등 안정성이 매우 낮아 상품대상지수로서 활용될 수 없다. 따라서 기관과 외국인에게 헤지수단이 제공되지 않아 이들의 참여가 저조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개인들만의 시장으로 변모됐다. 개인 위주의 시장은 외부 충격에 상대적으로 민감해 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코스닥에 서킷브레이커가 2001년 10월 도입된 이래 총 6차례에 거쳐 발동됐으나 그 기간 동안 유가증권시장은 서킷브레이커 발동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사실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상대적으로 큰 변동성은 다시 기관과 외국인의 참여를 주저시키고 코스닥에 상장해 성장한 대장주들까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코스닥시장은 개인투자자 위주의 중소ㆍ벤처 기업시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또다시 서로 연결돼 있는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 고리를 선순환으로 전환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형 우량 기술주를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키는 것이다. 코스닥시장을 현재까지의 중소ㆍ벤처기업 위주 시장에서 첨단기술주 시장으로 재편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도 코스닥과 같은 많은 신시장이 존재하고 있지만 미국의 나스닥처럼 첨단기술주 시장으로의 시장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한 많은 신시장이 실패하거나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우량 기술주 유치를 통한 코스닥시장 첨단기술주 시장 이미지 제고는 기존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의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기관ㆍ외국인 투자자의 투자기반 확충, 파생상품 거래 등 다양한 투자수단 제공 등을 통해 코스닥시장 활성화 및 건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코스닥시장은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기술산업의 미래다. 기술력을 갖춘 우리의 강소기업과 코스닥 정체성에 걸맞은 대형 우량기업이 동반성장해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첨단기술주 시장으로의 코스닥시장 정체성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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