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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 핑계로 인민재판"..기업들 부글부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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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동반성장위원회가 10일 대기업의 동반성장노력을 평가한 동반성장지수를 발표하자 최하위등급에 이름을 올린 7개 기업은 의아함과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율적 동반성장이 아닌 대기업 줄세우기, 인민재판이라는 불만도 제기된다.

이날 최하위 등급인 '개선'판정을 받은 7개 기업 중 조선업체는 무려 절반에 가까운 3개를 차지했다. 한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 STX조선해양은 지수 판정 기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최근 부진한 수주실적 등 업황적인 문제가 지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대중공업그룹 3개 조선사 중 홀로 동반성장지수 최하위 등급을 받은 현대미포조선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그룹 3사가 동일하게 동반성장을 실천하고 있는데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보통' 등급을 받고 현대미포조선은 왜 '개선' 등급이냐는 것이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개선할 점을 개선하겠다"면서도 "그룹사인 현대중공업 및 현대삼호중공업과 같이 동반성장을 실천하고 있는데 그 부분이 제대로 반영이 안됐다. 뭔가 착오가 있는 듯하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장기간 파업이라는 특수 상황이 감안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나타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지난해 1년 동안 노조가 파업한 게 큰 감점 요인이 됐다"며 "조선 업황도 안 좋아 중소 조선사들이 상당히 어려운데 그런 부분이 전혀 고려가 안돼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조선산업이 위기 상황인데 그런 부분을 감안해줬으면 등급이 좀 올라갔을 것"이라며 "조선 부문 매출이 없다 보니 평가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부연했다.

조선과 건설 부문으로 나눠져 있는 한진중공업의 경우 이번 평가에서 조선 부문만 평가대상이 된 점도 낮은 등급을 받은 이유 중 하나다. 한진중공업이 조선업종으로 분류가 돼 있어 건설 쪽은 따로 평가를 하지 않은 것이다.

STX조선해양 역시 당혹스러움을 드러냈다. STX그룹 관계자는 "업황 부진으로 협력사측에 현금결제가 부족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매출액 대비 자금 지원을 기준으로 했는데 영업이익이 감안되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영업이익 측면에서 평가했다면 억울함이 덜했을 것"이라면서도 "기술협력이나 교육지원 통해서 지원하려고 최대한 노력 중이고, 업황이 개선되면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이번 동반성장지수 등급 기준에서 자금지원 부문의 가중치가 높고 실질적인 부분에서는 가중치가 낮았다는 점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동반성장본부 신설, 중소업체 최고경영자 교육기술 지원 등 자체적으로 동반성장 전략을 꾸준히 지원했음에도 해당분야 가중치가 낮아 최하위등급에 속했다는 것이다.

설도원 홈플러스 부사장은 "자금지원 부분의 가중치가 43% 있었는데 유통업체다 보니 그런 부분이 다른 기업에 비해 다소 미흡했던 것 같다"며 "(심사대상인) 56개 업체의 업종이 다른데 (감안되지 않아) 아쉬운 부분 있다"고 말했다. 설 부사장은 "협력사들이 요구한 부분에 적극 지원하고 중소기업 성장을 위해 CEO 교육기술지원 등 나름 열심히 했는데 해당분야 가중치는 3~4%에 불과했다"며 "협력사들이 체감하는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걸로 알고있다. 자금지원은 앞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효성 관계자는 "발표에서 밝힌 것처럼 당사를 포함해 이번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다른 기업에 비해 월등히 동반성장에 대한 의지가 강한 기업"이라며 "일부 미비하다고 지적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지속적으로 개선해서 앞으로도 동반성장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재계 단체는 "개선등급을 받은 기업이 동반성장을 못한 기업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 평가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 수긍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 할 것을 촉구했다.

양금승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개선등급을 받은 기업들이 자칫 동반성장을 못하는 기업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이같은 평가결과를 발표한다면 동반성장대상기업에 포함되는 것 조참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 소장은 "이는 자율적인 동반성장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당초 취지와도 맞지 않다"며 "내년부터는 평가기준과 발표 방식 등을 해당기업이 납득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조사1본부장도 "평가대상이 된 56개 기업 대부분이 동반성장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낮은 등급으로 평가된 기업들이 직ㆍ간접적으로 경영상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유기업원 관계자도 "동반성장지수는 대기업을 정치적으로 평가하는 인민재판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이날 동반성장위원회는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본회의를 열고 56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삼성전기, 포스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 6개사가 최고 등급인 '양호' 판정을 받았다. 반면 동부건설, 한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홈플러스, 효성, LG유플러스, STX조선해양 등 7개사가 최하위 등급인 '개선' 판정을 받았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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