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8세의 이 젊은 지도자가 그리스 연정을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을 움켜쥐면서 향후 그리스의 운명을 짊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제 2당인 시리자의 치프라스 대표에게 연정 구성 권한이 넘어오게 됐다. 치프라스는 사흘 안에 연정을 구성해야 하고, 그마저 실패하면 제 3당인 사회당에 차례가 돌아간다.
치프라스는 그리스 정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겠다며 이번 총선에 뛰어들었다. 그의 야심은 현실화됐다. 2009년 총선 당시 4.6%에 그쳤던 시리자의 득표율은 이번 총선에서 16.8%로 수직상승했다. 그리스 의회 300석 중 52석을 확보했다.
치프라스는 신민주당과 사회당이 추진한 긴축정책에 대한 반감을 이용해 대중적 기반을 다지는데 성공했다. 그는 그리스 채무 동결과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치프라스는 선거 결과를 확인한 후 그리스 국민들이 자신에게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했던 구제금융 조건을 취소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리스 국민들의 동의 없이 구제금융을 추진했던 사회당과 신민주당은 소수 정당으로 전락했다"고 역설했다.
치프라스는 잔혹한 긴축 조치가 없는 그리스의 새로운 날을 위한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며 당장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리스 좌파 정당들과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치프라스는 불과 32살이었던 2006년 아테네 시장 선거에서 3위에 오르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2008년 시리자의 당 대표가 됐으며 이듬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치프라스는 평소 넥타이를 매지 않으며 오토바이를 즐겨 타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프라스를 잘 아는 지인들은 치프라스가 완벽주의라고 말한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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