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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한국사회라는 밥상에 '노동권'도 숟가락 놓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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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우리나라 고속도로 톨게이트에는 '하이패스 한 개를 설치하면 나무 두 그루를 살릴 수 있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나는 그럼 '왜 두 명의 노동자가 해고된다는 생각은 안 하느냐'고 묻고 싶다."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하는 은수미 당선자는 노동 전문가다.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인 은 당선자는 대학 시절 서울 구로공단에서 미싱사 보조로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학교로 돌아가 '한국 노동운동의 정치세력화 유형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노동현장에 늘 발붙인 채 노동문제를 '통계와 사례'로 구체적으로 연구한 은 당사자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스페셜리스트로 평가받는다. 해당 부처인 고용노동부에서는 은 당선자의 예봉에 대비해 벌써부터 '대책팀을 꾸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은 당선자는 25일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라는 밥상에는 '소비자권리'와 '효율성'만 존재한다"면서 "모두가 매일 접하는 '노동권'도 밥상에 숟가락을 놓게 해 시민 모두가 조화롭게 웃으며 다 같이 식사하게 만들고 싶다"며 바로 '직구'를 던졌다.

그는 이어 "피자를 30분 안에 먹고 싶은 소비자는 곧 3분 안에 목숨을 걸고 배달해야 하는 배달원이기도 하다"며 "현재 시민권과 달리 비정규직과 불법 파견 등 유독 차별받고 있는 노동권이 우리 사회에 건강하게 뿌리내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은 당선자는 1992년 당시 정부가 '반(反) 국가 단체'로 규정한 '사노맹(남한 사회주의노동자동맹)' 활동으로 구속돼 6년 간 강릉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는 안기부의 고문과 오랜 독방생활로 결핵과 폐렴 등 각종 후유증을 앓았고 장을 50㎝나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사노맹사건 연루자는 1999년 3월 1일자로 특별사면ㆍ복권 조치됐고, 은 당선자는 이후 대학으로 돌아가 노동의 현장과 이론을 아우르는 노동문제의 전문가로 활동했다.

은 당선자는 자신의 "'법안 1호'는 사회보험료 지원, 간접 고용 문제, 쌍용차 문제 등이 될 것"이라며 "해야 하는 법안은 중장기적으로 우직하게 밀고 나가고, 할 수 있는 법안은 시급히 처리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한 19대 국회 환경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간다면 내 이름이 전면에 걸리지 않아도 된다"며 "복지와 노동이라는 공공재가 빛나게 하기 위해 민주당은 물론 새누리당 의원과도 끊임없이 대화하고 타협하겠다"고 말했다.

은 당선자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경제복지 공약은 분명한 차별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복지 공약은 보육교사에게 월 5만원을 지급해 해결하자는 시혜 정책"이라며 "민주당은 시민과 근로자에게 복지의 권리를 인정하고 정당하게 부여해 해결하자는 방식이지만 새누리당은 이들을 거지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은 노동과 복지 문제를 경제와 하나로 묶어 해결하는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내수를 촉진시켜 일자리를 늘어나게 하면 세수가 늘어나 재정이 튼튼해지므로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면서도 가계와 기업, 국가 모두가 고통 받지 않는 경제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은 당선자는 19대 국회에서의 포부를 묻자 "노동 문제를 하루아침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백번 시도하면 한번은 안타를 치지 않겠냐"면서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아프지 않게 만들어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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