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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피다 공동인수, SK하이닉스와 도시바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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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일본의 전자업체 도시바가 SK하이닉스에 파산보호 상태의 일본 메모리반도체 기업 엘피다의 공동 인수를 제안했다. 인수 부담을 덜게 됐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의 선택지는 다양해졌지만 인수 시너지는 여전히 낮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6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도시바는 SK하이닉스에 엘피다의 공동 인수를 제안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도시바가 SK하이닉스에 각 50% 출자를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장고에 들어갔다.
도시바의 공동 인수 제안은 인수 자금과 사업구조 상의 부담 때문이다. 현재 업계에서 추정하고 있는 엘피다의 최소 인수가격은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수준이다. 여기에 엘피다가 보유하고 있는 6조원 가량의 부채를 감안하면 인수로 떠안을 당장의 비용만 7조원을 상회한다. 도시바가 일본 반도체 제조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21조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안고 있어 단독 인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도시바의 인수전 철수설이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엘피다의 주력인 D램은 모바일 D램을 제외하고는 도시바와 시너지를 내기 힘들다는 약점도 있다. 현재 도시바는 D램 사업을 정리하고 낸드에 집중하면서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형성했다. 반도체 수요가 모바일로 집중되면서 엘피다의 모바일 D램 부분은 도시바의 낸드와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겠지만 엘피다는 모바일 보다 PC용 D램 비중이 더 높은 회사다. 도시바 입장에서는 SK하이닉스와의 공동 인수를 통해 모바일과 PC D램이 생산되고 있는 엘피다의 히로시마 라인만 취하고 나머지 PC D램 라인을 SK하이닉스에 넘기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런 제안을 SK하이닉스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SK하이닉스는 단독 인수든지 공동 인수든지 그다지 얻을 것이 없는 상황이다. 기술력에서 SK하이닉스가 우위가 있는데다가 현재 반도체 업황이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늘려야 할 만큼 좋은 상황도 아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엘피다의 히로시마 모바일 D램 라인은 하이닉스의 라인보다 고비용·저효율 라인이므로 조건이 아주 좋지 않다면 굳이 인수할 이유가 없다"며 "대만 렉스칩 라인은 PC D램 라인이기 때문에 인수를 통해 SK하이닉스가 생산능력을 늘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현재까지는 SK하이닉스의 인수전 참여 목적은 엘피다의 모바일 D램 및 20나노와 30나노 D램 기술을 실사할 수 있다는 점에 맞춰져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물론 부채 탕감이나 인수 조건이 비용을 넘어설 만큼 좋다면 경쟁사인 마이크론에게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측면에서 접근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가 인수를 외면했다는 자국 여론의 부담을 덜기위해 하이닉스는 끌어들였을 수도 있다"며 ""현재 알려진 1차 입찰 최고가(2조원)와 추정되는 입찰 최저 기준선(3조원)은 상당한 차이가 있어 인수전 자체가 무산으로 돌아가고 매각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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