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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밀린 재래시장.. 경매서도 '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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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마진 안맞고 권리관계 복잡해 경매입찰 부쳐져도 소화 못해

마트에 밀린 재래시장.. 경매서도 '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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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정부가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까지 내놨지만 골칫덩이로 전락한 재래시장은 경매법정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상에 지친 이들이 갈수록 대형 마트로 일컬어지는 SSM에서 소비를 늘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3일 대법원 경매 법정에 따르면 경매에 부쳐지는 재래시장이 꾸준하다. 2008년 매월 20~25건씩 나오던 재래시장의 경매입찰 건수는 2009년 15~20건으로 줄었다. 또 2010년 들어서는 10여건 안팎 경매에 부쳐지고 있으며 2011년부터는 5건 안팎의 재래시장이 경매법정에 서고 있다.
최근 법정에 나온 재래시장은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위치한 대림시장이다. 오는 9일 최저매각가 222억0820만원에 경매입찰에 부쳐진다. 감정가 347억32만원에 최초 경매가 시작됐으나 두 번 유찰돼 최저로 입찰할 수 있는 가격이 감정가 대비 64% 수준까지 떨어졌다.

경매 물건은 토지 5115㎡(1547.29평)와 963-5와 964-1에 위치한 3층 건물로 구성돼 있다. 3층 규모 건물은 외관상 예식장 내지 모텔처럼 보인다. 하지만 2층 예식장(대림웨딩부페)과 지하 식당 등은 폐쇄된 상태다. 2층에서 다단계 판매장과 1층 국민은행 대림동지점만이 영업을 하고 있다. 단층 건물로 이뤄진 재래식 시장이 토지 위에 자리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물건의 낙찰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한다. 먼저 권리관계가 복잡하다. 오랜 시간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어 임대차 관계가 복잡하다. 권리분석상 1977년부터 저당권을 설정한 국민은행이 채권액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대림시장 소속 상인들이 소액임차보증금 배당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낙찰 후 임차인이 더 나타날 수도 있어 비용 계산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계속 유찰돼 비용이 저렴해진다면 채권을 갖고 있는 은행 등에서 이를 인수하는 방안도 점쳐진다. 이 경우 계속 운영하거나 다른 용도로 개발해야 하지만 상권이 대형마트로 옮겨가고 있는 현실에서 운영 마진을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시에도 상인들의 이주 문제 등이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같은 문제점으로 인해 최근 5년간 재래시장 경매물건의 낙찰건수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 경매시장에 나와 제대로 된 주인을 찾은 재래시장 물건은 2008년 43건에서 2009년 18건, 2010년 5건, 2011년 3건으로 축소됐다. 낙찰되지 못하는 경매물건은 계속 유찰되다가 결국 경매를 취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응찰자수도 2008년 16명에서 2011년 7명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있다.

경기침체와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고객을 끌어들이지 못한 재래시장이 찬밥대우를 받다 못해 경매시장에서도 거들떠 보지 않는 신세로 전락한 셈이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경기침체와 SSM의 등장에 따라 설 자리를 잃은 재래시장이 경매시장까지 나오고 있다"며 "재래시장의 중심 상권에서 멀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도 떨어진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용도로 개발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상인들의 재산을 명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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