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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주식talk④] 한 투자은행의 이기적인 발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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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콜 (Margin Call, 2011)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2008년 9월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 직전 이런 상황에 직면하지 않았을까? 그들도 자신들이 가진 폭탄을 무사히 다른 투자은행에 돌렸다면 지금도 살아남지 않았을까? 영화 ‘마진콜’에서 무대가 된 투자은행은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때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월스트리트의 여러 투자은행을 그대로 비춘다.

‘마진콜’은 2008년 미국 금융위기가 시작하기 전 어느 투자은행에서 벌어진 긴박한 24시간을 다루고 있다. 리스크관리 부장인 에릭 데일은 갑작스런 해고 통보로 회사를 떠난다. 그의 부하인 피터 설리번은 자신의 상사가 ‘조심하라’며 건네준 USB를 받아 든다. 그날 피터는 야근 도중 판도라의 상자와 다름없는 USB에 담긴 파일을 연다.
파일에는 이 투자은행의 트레이딩 수준이 회사가 지표로 삼고 있는 모델의 변동치(위험)를 2주 전부터 넘어서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를 발견한 피터는 자신의 상사 세브 브렉맨을 부르고 다시 세브는 다시 상부에 보고 하면서 이 회사 경영진은 물론 회장까지 자리에 모인다.

가장 핵심이 되는 문제는 현재 이 투자은행이 큰 수익을 거두고 있는 주택저당증권(MBS)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 MBS의 담보가 되는 자산가치가 25%까지 떨어지면 손실액이 이 투자은행의 장부가치를 넘어 파산하게 된다.

회장은 ‘파티’를 끝내기로 한다. 현재 가진 증권을 모두 매도해 최대한 많은 증권을 현금화 하겠다고 밝힌다. 물론 이들이 매도 할 증권들을 몇 주 혹은 몇 일 뒤에는 종이조각이 될 증권이다. 그렇게 하루동안 모든 트레이더가 매도에 나서면서 이 투자은행은 ‘발빼기’에 성공한다.
이들에게 보수는 과분할 만큼 지급된다. 가장 직급이 낮은 피터 설리반은 연간 25만달러를 받는다. 그의 바로 위 상사는 그보다 10배를 받는다. 가장 직급이 높은 회장은 8500만달러를 자신의 몫으로 가져간다.

하지만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점을 발견해낸 이는 가장 적은(?) 보수를 받는 피터다. 그들의 상사는 피터가 정리한 자료를 이해할 능력도 없다. 그저 생존을 위해 탈출구를 찾을 뿐이다. 결국 폭탄돌리기를 시작한 이 투자은행은 살아남고 회사의 경영진도 무사하다.

이 영화의 끝은 실제 금융위기의 시작과 맞물려 있다. 폭탄돌리기가 시작되면서 전 세계의 금융위기가 닥쳤다. 우리나라의 코스피 지수는 2007년 10월31일 2064를 기록했지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10월24일에는 938로 반토막이 났다.

미국에서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다. 당시 회사 내부 직원들은 회사가 왜 파산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 정도로 그들이 다루는 파생상품은 복잡하고 다양했다. 일류 대학을 나온 공학도, 경제학도들이 트레이딩을 주도했지만 그들은 상품을 어떻게 하면 싸게 사고, 비싸게 팔지 전략을 짜는 장사꾼과 다르지 않았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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