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대통령의 설 선물을 보면 국정 철학을 알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유독 쌀과 떡·쌀국수 등 쌀제품에 애착을 보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설을 앞두고 사회 각계 주요 인사와 취약·관심 계층 7000여명에게 보낸 설 선물은 전북 완주와 경기 안양에서 재배한 쌀로 만든 떡국용 가래떡이 포함됐다. 경북 안동 참기름과 경기 양평 참깨도 함께 전달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쌀과 떡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며 "특히 전국 각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사회적 기업이 가공한 제품들이어서 의미가 각별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떡 사랑은 유명하다. 청와대가 주관하는 행사의 다과에는 빠짐없이 떡이 차려지고, 이 대통령은 손수 참석자들에게 떡을 권한다. 이 대통령이 지방이나 해외로 출장을 가는 경우에도 수행원들은 떡을 챙겨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설에도 충남 아산에서 생산한 쌀로 만든 떡국 떡과 경남 사천과 전북 군산에서 올라온 멸치세트 등 지역 특산물을 보냈었다. 2009년 설에는 전남 장흥·강진에서 난 표고버섯과 대구 달성의 4색 가래떡이 함께 전달됐다.
역대 대통령들의 명절 선물을 보면, 천차만별이다. 한때는 떡 대신 '떡값'을 돌렸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떡값으로 100만~200만원씩 나눠주고, 중요 인사에게는 1000만원이 넘는 돈을 제공하기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인삼과 수삼을 자주 선물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부친이 직접 보낸 거제도산 멸치를 선물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다양한 전통제품을,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각종 전통술을 명절 선물로 보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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