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원룸 공급 늘면서 ‘입주자 모시기’ 전쟁…“풀옵션 아니면 찾지 않아”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최근 몇 년 새 대전에 도시형 원룸주택이 늘면서 세입자를 찾지 못한 원룸들이 때 아닌 ‘세입자 모시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대학가 주변 원룸들은 수요가 많아 짓기만 하면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었지만 풀옵션(TV, 세탁기, 냉장고, 인터넷 등) 원룸이 늘면서 그렇지 않은 일반원룸은 세입자 찾기가 쉽잖다.
이 사무소에서 소개하는 원룸의 대부분이 풀옵션이면서 보증금이 100만원, 월 34만원선이다. 공과금, 관리비, 인터넷사용료까지 포함한 액수다.
거의가 비어 있어 곧바로 입주할 수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원룸은 많고 세입자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져 좋겠지만 소개하는 입장에선 보증금이나 월세를 내려달라는 요구가 많아 중개료수입이 줄었다”고 말했다.
대덕구 오정동의 C부동산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새 학기 준비기간인 2월쯤 되면 수요가 늘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보증금 50만원, 월 30만원 아래로 임대가격이 많이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한남대학교가 걸어서 7분 거리인 이곳도 빈 원룸이 많다. “과장해서 말하면 풀옵션이 아니면 학생들이 찾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는 게 이 관계자 말이다.
임대기간도 2년이 아닌 1년~6개월을 요구하는 세입자들이 많다.
한남대 3학년에 올라가는 김준현(24)씨는 “지난 해 2번 이사를 했다”며 “같은 값이면 더 넓고 옵션이 좋은 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원룸공급이 늘고 세입자들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건물주들은 임대수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놓였다. 건물주들이 세금을 빼고도 한해 10%안팎의 임대수입을 노려 원룸에 뛰어든 결과다.
지난해 대전에서 지어진 도시형생활주택은 600가구가 넘는다. 공실률이 높아지며 임대수입은 더 낮아졌다는 게 원룸업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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