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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새댁 남팁 씨,9년 만에 친정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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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정밀, 대전외국인복지관 추천으로 여비 전달…“홍수 난 방콕 집 손보고 손주 보여줄 것”

남팁(왼쪽에서 두번째) 씨가 삼진정밀 관계자로부터 여비를 받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남팁(왼쪽에서 두번째) 씨가 삼진정밀 관계자로부터 여비를 받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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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태국 새댁 남팁(40·대전시 서구 정림동)씨는 대전으로 시집온 지 9년 만에 친정인 태국을 다녀올 수 있게 됐다.

(주)삼진정밀(대표이사 정태희)이 대전외국인복지관(관장 김봉구) 추천을 받아 친정방문성금 300만원을 전했기 때문이다.
남팁 씨는 우리나라로 시집와 한국 국적을 얻은 엄연한 한국 사람이다. 남편 박병규(46) 씨와의 사이에 성용(10·수미초등 3학년), 하빈(9·수미초등 2학년) 1남 1녀를 둔 오붓한 가정의 알뜰주부다.

그러나 남편의 벌이가 시원찮아 어렵게 산다. 토목건설현장근로자로 일하는 남편 박 씨의 월평균수입은 120만원. 겨울철이면 일거리가 없어 공치는 날이 많다. 박 씨는 실업급여를 신청해놓은 실정이다.

그래도 남팁 씨는 늘 웃는 얼굴로 꿈을 갖고 산다. 매주 하루씩 짬을 내 대전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통역자원봉사를 하며 고국서 온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 올 2월부터 11월까지는 대전고용센터에서 하루 3시간씩 통역·번역사로 활동했다.
그는 지난 달 태국 방콕의 홍수로 수해를 입은 친정을 돕지 못해 애태우다 대전외국인복지관을 찾아 눈물을 흘렸다.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로 지내는 친정어머니는 지난해 자궁암수술을 받아 몸이 좋지 않은데다 홍수 피해까지 당해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다. 수해로 한 달 넘게 친척집을 돌아다니다 최근 겨우 방콕 집에 돌아왔다.

어려운 형편의 딸은 어머니 약값도, 수해복구를 도울 힘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를 뿐이었다. 남팁 씨는 어머니 몸 상태가 제일 걱정이다.

이런 얘기를 전해들은 김봉구 대전외국인복지관장이 삼진정밀에 남팁 씨를 추천, 여비가 마련된 것이다.

남팁 씨는 빨리 태국에 가서 남편과 수해를 당한 친정집을 손보고 손주들을 한 번도 못 본 어머니에게 보여드리고 싶어 한다.

남팁 씨의 친정나들이를 도운 대전외국인복지관은 4년 전부터 이런 일을 해오고 있다. 시민, 기관, 교회들 후원을 받아 해마다 이주민가정 4~5곳의 친정방문을 도와왔다. 지난 5년간 20여 가정을 지원했다.

김봉구 대전외국인복지관장은 “앞으로도 여러 분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어려운 이주여성들과 다문화가정의 친정방문이 이어지길 바란다”며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들어간 우리나라엔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다. 대전시에만 4500가정이 넘는다. 이중 70~80%는 저소득층에 속해 항공료 등 돈이 많이 드는 친정방문은 힘든 실정이어서 이주민주부들이 애태우고 있다. 후원문의전화는 (042)222-6242.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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